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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윤석열 아내ㆍ장모 논란

김건희 의혹, 허위와 진실의 '경계선'…진실공방에 피로감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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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기된 여러 의혹 '허위'보단 '부풀리기'…"핵심은 국민정서 배치"

"尹 사과에도 반등 실패" "과도한 공격 부각해 진실이라고 우겨"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국민후원금 모금 캠페인을 마친 뒤 배우자인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논란 관련 입장을 밝힌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1.12.1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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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의혹이 지지부진한 '진실공방'에 빠져들고 있다. 김씨의 "돋보이기 위함"이 허위와 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면서 유권자들의 피로감만 높아지는 모양새다.

20일 김씨를 둘러싼 허위 이력 의혹을 살펴보면 김씨가 대학교 시간강사나 겸임교원 지원서 작성시 기재한 학력 및 연수 이력은 완전한 허위라고 볼 수는 없으나 진실로 보기에도 무리라는 평가다.

먼저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김씨의 뉴욕대 허위 이력 의혹의 골자는 김씨가 서울대 GLA(Global Leader Association) 과정 중 뉴욕대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해 놓고 서울대 연계 프로그램이 아닌 별도의 뉴욕대 과정을 이수한 것처럼 적었다는 것이다.

당초 민주당은 김씨가 안양대 지원 시 적은 'Entertainment, Media and Technology Program' 과정이 MBA(경영학 석사) 과정에 있는 학생이 모든 필수 과목을 이수해야 세부 전공으로 선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란 이유로 허위 경력이 의심된다고 주장했으나 국민의힘이 김씨의 서울대 GLA 과정 중 해당 연수 프로그램을 이수했다고 반박하자 이력 '과장'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2007년 수원여대와 2013년 안양대 지원시 각각 연수 실적과 학력란에 해당 연수 이력을 적었는데, 수원여대 지원시에는 서울대와 뉴욕대 과정을 쪼개기해 두 개의 연수 과정처럼 기재했고 안양대 지원 때는 서울대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안양대 지원 당시 뉴욕대 연수를 정규 학력인 것처럼 학력란에 기재한 점도 지적됐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서울대와 뉴욕대 기간이 겹치기 때문에 누가 봐도 서울대 프로그램 안에서 진행된 뉴욕대 연수 과정이란 게 명확하다"며 "연수를 공부한 거라고 보면 학력, 실무 위주로 했으면 경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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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배우자 김건희씨.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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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가 2001년~2004년 한림성심대와 서일대 등 시간강사 이력서에 기재한 서울 대도초와 광남중, 영락고 근무 및 미술 교생 실습 허위 이력 의혹도 마찬가지다.

숙명여대 자료를 통해 김씨가 1998년도 1학기 광남중 미술 교과 실습을 이행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민주당은 이번엔 "광남중 교생 실습은 교원 양성기관 수업 과정으로 학교 근무 경력, 강의 경력에 포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교생 실습은 학교 근무나 강의와 다르다는 것이다.

또 교육청에 따르면 김씨의 영락고 정교사 근무이력은 확인이 안 되고 영락여상 미술강사 이력만 확인된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력 일부가 사실일지라도 과장 혹은 허위 의혹이 여전하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교생실습에 나간 교생은 수업 준비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며 "그럼 그 교생은 실습 기간 근무를 한 것이 아닌가, 민주당이 '근무'를 너무 편협하게 해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2012년 2월24일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경영학과(Executive MBA) 경영전문석사를 취득했음에도 2013년 안양대 겸임교원 지원시 '서울대 경영대 경영대학원 졸업(석사)'으로, 2014년 국민대 비전임교원 지원 때는 '서울대 경영학과(전공) 석사'로 기재한 것도 비슷하다.

'전문대학원' 석사를 취득했지만 이력서에 기재한 것을 놓고 보면 마치 '일반대학원'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고등교육법 제29조2에 따르면 일반대학원은 학문의 기초이론과 고도의 학술연구를, 전문대학원은 전문 직업 분야의 인력양성에 필요한 실천적 이론의 적용과 연구개발이 각 교육목적으로 성격에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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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서와 수상경력에 대한 해명이 거짓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민석, 권인숙, 서동용, 도종환 의원. 2021.12.1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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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호성 때문에 민주당과 언론이 제기한 의혹을 국민의힘이 반박하고 여권이 이를 재반박하는 과정이 반복되지만 명쾌하게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 답답한 형국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국민의 피로감만 높아지고 있다.

윤 후보가 지난 17일 아내와 관련해 전격적인 사과에 나섰음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점도 이런 이유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가 뉴데일리 의뢰로 지난 17~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후보는 44.2%,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40.9%로 집계돼 지난 조사 때 격차(10.4%p)보다 7.1%p 좁혀졌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치권 관계자는 "김씨 관련 의혹은 대부분 진위 여부를 따지기가 애매한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사과를 했음에도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하는 이유를 정확하게 분석해야 한다"며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결국 김건희씨가 직접 언론 앞에 서서 이력서 작성 등에 있어 명확하게 하지 못한 점 등에 대해 사과하는 것이 올바른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른 사람을 통해 사과하거나 해명하는 것은 이젠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중요한 건 문제가 된 경력들이 터무니없이 부풀려져 실체적으로는 허위라는 사실"이라며 "그런데 그걸 인정하지 않고 상대의 공격 중 과도한 부분만을 부각시켜 허위경력이 부분적으로 진실이라고 우기는 태도를 버리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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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엄수된 매헌 윤봉길 의사 순국 89주기 추모식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헌화를 마치고 자리로 향하는 동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묘소로 향하고 있다. 2021.12.1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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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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