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1 (토)

이슈 '오미크론' 변이 확산

유럽 다시 봉쇄 시작…“오미크론 순하다는 생각이 위기 불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확산하는 유럽에서 확진자 급증으로 인한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전면 봉쇄(록다운) 조치가 시작됐다. 이르면 수주 내 오미크론이 유럽 내 우세종으로 자리 잡을 거란 전망 속에 “위협을 과소평가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 변이로 유발된 5차 유행이 다가오고 있기에 불가피한 선택을 하게 됐다”며 “네덜란드는 내일(19일)부터 다시 봉쇄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유럽 국가 중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한 첫 봉쇄 회귀다.

네덜란드는 다음 달 14일까지 약국·수퍼마켓 등 필수 상점을 제외하고 술집·음식점·영화관·체육관 등의 문을 닫는다. 크리스마스 이후엔 가정에 초대할 수 있는 인원도 기존 4명에서 2명으로 줄어든다. 네덜란드에선 최근 하루 1만5000명 안팎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네덜란드 방역 당국은 연말까지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를 제치고 우세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에서도 18일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9만 명을 돌파하며 보리스 존슨 총리가 크리스마스 이후 2주간 ‘서킷 브레이커’ 발동을 검토하고 있다고 더타임스가 전했다. 이는 업무 목적을 제외한 실내 만남을 금지하고 술집·레스토랑은 2주 동안 야외 서비스만 할 수 있도록 하는 임시 봉쇄 조치다. 비상사태 과학자문그룹(SAGE) 등 영국 정부 고문 과학자들은 “지금 당장 추가 제한조치를 도입하지 않으면 일일 확진자 수는 이달 말까지 60만 명에서 200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수도 런던은 ‘중대 사건(major incident)’을 선포하며 긴급 대응에 나섰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오미크론은 이제 런던의 주요 변이로 도시 전역의 응급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입원율도 오르고 있지만, 병원 직원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오미크론에 감염돼도 가벼운 증상이 나타난다며 방심한 게 의료 부담을 가중시켰다. 프랜시스 콜린스 미 국립보건원(NIH) 원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는 매우 전염력이 강하다. 매일 수십만 명, 어쩌면 100만 명의 확진자가 새로 생길지 모른다”며 “증상이 세지 않아도 사람들은 병원에 몰리는데, 병원들은 이미 델타 변이 감염자들로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지난 14일 언론 브리핑에서 “많은 사람이 오미크론 변이를 약한 것으로 치부하는 것이 우려스럽다. 우리는 이 바이러스의 위협을 과소평가했다는 사실을 배웠다”고 말했다. WHO에 따르면 현재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확인된 국가는 18일 기준 최소 89개국으로 늘어났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도 빠르게 확진자가 늘어 전체 확진자는 1.5~3일에 두 배씩 늘고 있다.

코로나19가 재확산 중인 미국은 일상생활이 다시 움츠러들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파티와 브로드웨이 공연들이 취소되고 식당들도 문을 닫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연장하거나 다시 권고하고 있다. NYT는 “(코로나19 백신이 없던) 지난해로 다시 돌아간 것 같다”고 평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코로나19 대국민 연설을 한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9일 트위터에 “지역사회를 돕는 정부의 새로운 조치들을 발표하고, 백신 미접종자들에게 접종을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선영·정은혜·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