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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정치 이념 위해 국민 고통주지 말라" 또 靑 저격한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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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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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번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이 후보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시가격 관련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 후보는 “올해 주택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해 내년도 부동산 공시가격도 상당히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부동산 공시가격이 오르면 재산세, 건강보험료 부담이 증가하고, 복지 수급자가 탈락하는 등 국민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관련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재산세나 건강보험료를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인상하기로 했던 계획을 유예하거나 재조정해서 현재와 유사한 수준의 세 부담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재산세 산출의 기준이 되는 과세표준을 정할 때 공시가격에 적용하는 수치다. 집값 상승으로 공시가격이 높아지더라도 시행령으로 고칠 수 있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낮추면 국민의 세 부담을 현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단 취지다.

또 이 후보는 “기초연금, 장애인연금, 기초생활보장 등 여러 복지제도는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완충장치가 없다”며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역할이 유사한 조정계수를 신속히 도입해서 집값이 상승해 복지 수급 자격에서 탈락하는 일이 없도록 보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정부는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시가격 제도 개선을 위한 당정협의회를 열기로 했다. 국회 기재위 관계자는 “올해 주택 가격 상승으로 내년 재산세, 건강보험료 등이 얼마나 오르는지를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등에서 보고받고 이를 바탕으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정은 지난 15일에도 전날 이 후보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와 소상공인 선(先)보상 대책을 요청”하자 이튿날 긴급협의를 통해 35.8조원 규모의 지원 대책을 합의했다.

이 후보가 공시가격 인상으로 인해 각종 세 부담이 오르는 문제를 꺼낸 건 이번 주부터 내년도 공시가격이 공개되면서 제기될 불만을 선제적으로 진화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국토부는 이달 말부터 다음 해 3월까지 2022년 공시가격을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실제로 세 부담이 급격하게 늘어나진 않을 것으로 예측하지만 1~2가지 사례로 세금폭탄이란 말이 나오면 야당이 공격할 빌미가 되기 때문에 먼저 대책 마련을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20일 당정협의에선 공시가격 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조정 계획이 발표되진 않을 전망이다. 선대위 정책본부 한 관계자는 “공시지가가 너무 가파르게 상승했으니 국민의 부담을 줄여주자는 이 후보의 취지를 전달하는 정도의 자리가 될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시행령을 고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나 세부담 상한선 조정부터, 재산세율을 고치는 법개정까지 열어놓고 논의할 것”이라며 “3월에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나오고 과세는 7월에 하기 때문에 그때까지 충분히 시뮬레이션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文 부동산 대책 기둥 흔드는 李 “국민 요구대로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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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위기대응 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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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최근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계속 높이고 있다. 7일엔 서울에 사는 무주택자 10명을 만난 간담회 자리에서 “현실을 몰랐던 일률적인 금융통제는 잘못이 아니라 죄악”이라 말했고, 지난 12일엔 “양도소득세 중과를 1년간 차등적으로 완화하자”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의 기둥인 ‘대출 규제’, ‘보유세 강화’, ‘공시가격 현실화’를 돌아가며 흔든 것이다.

이때마다 이 후보는 ‘정책 일관성을 지키려는 청와대의 신념’을 비판했다. 18일에도 이 후보는 “정치인은 자신의 정치적 이념과 가치를 관철하기 위해 국민을 더 고통스럽게 해선 안 된다”며 “국민이 요구하고 필요한 일은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실용성과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이에 대해 반복해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지만 이 후보는 국회를 통한 법개정을 해서라도 자신의 정책을 대선 전까지 밀어붙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선대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수도권 민심을 얻기 위해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된 부동산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대선 전 이재명표 부동산 정책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윤후덕 선대위 정책본부장, 김영진 민주당 사무총장 등 이 후보의 핵심 참모들이 국회 기재위원장(윤후덕)과 기재위 여당 간사(김영진)로 포진돼 있기 때문에 가능한 시나리오다.

하지만 “충분한 협의 없이 밀어붙이다가 당내 의원들이 분열하는 모습을 보이면 대선에 악재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청와대 출신의 한 선대위 관계자는 “그동안 수많은 선거에서 지지율은 당내에서 서로 싸울 때 떨어졌다”며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내부 토론을 충분히 하되 정책의총은 열지 않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송승환·윤지원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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