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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김병석)은 자율주행 기능과 영상 센서 기반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지하공간의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자동화 점검 로봇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지하공간은 시민의 쾌적한 도시 활동을 위해 필요하지만, 사고 발생 시 지상과 비교하여 접근의 불리함, 폐쇄적 구조 등의 이유로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최근 서대문구 지하 공동구 화재 사고로 인해 통신장애가 발생하였고 완전한 복구까지 일주일 정도가 소요되었다. 이와 같은 안전사고는 막대한 재산상의 피해와 시민들의 불안감과 불편함을 야기함에 따라 지하 공간 안전 점검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시설물을 안전하게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구조물의 상태 변화를 점검해야 하는데, 터널의 경우 콘크리트 표면에 발생한 균열을 우선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균열의 크기에 따라 시설물의 상태가 평가되고 이를 바탕으로 보수의 우선순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콘크리트 표면에 발생하는 균열의 위치를 정확하게 찾아내고 균열의 폭을 측정하는 행위가 안전한 시설물 관리의 첫 걸음이라 할 수 있다.
건설연 이성원 박사 연구팀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연, 원장 이낙규)이 공동 개발한 '자동화 점검 로봇 기술'은 지하 터널의 콘크리트 표면에 발생하는 균열을 탐지하고 점검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이다. 균열자와 균열 현미경으로 시설물을 점검하는 기존 기술과는 달리 콘크리트 표면에 생긴 균열을 영상 센서 기반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균열을 감지하고 분석한다.
새롭게 개발된 인공지능 기술은 적은 수의 영상 데이터만으로도 명확한 균열 탐지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는 많은 수의 학습 데이터가 있어야만 균열을 정확히 탐지할 수 있지만, 건설연에서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면 데이터 수가 적어도 높은 정확성을 보이는 것이 주요한 특징이다. 이와 함께 두 대의 카메라로 동시에 촬영하는 스테레오 비전 기술을 통해 3차원 균열 측정 기술을 개발하여 구조물의 정확한 상태 진단이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더불어 자율 주행이 가능한 소형 이동체를 활용하여 점검 기술에 이동성을 더했다. 이동이 가능한 점검 기술을 바탕으로 터널 입구를 기준으로 균열 지점에 대한 정확한 위치를 가늠할 수 있어 보다 정확하게 균열의 진행 상태 관리가 가능하다. 또한 터널 내부의 주행 경로상에 존재하는 장애물을 인식하고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여 주행 성능까지 높였다.
김병석 원장은 “이 연구의 핵심은 균열을 탐지할 수 있는 원천 기술과 지하 공간 시설물에 적합한 로봇 설계 및 제어 기술”이라며 “핵심 기술 간의 유기적인 융합을 통해 완성도 높은 장비를 개발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며, 그 다음 단계로 단면의 크기가 작은 터널을 대상으로 연구 성과를 점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속 가능한 기반시설 관리 기본법이 작년부터 시행됨에 따라 지하 시설물 안전관리에 관한 법적 근거 또한 마련되었다. 건설연은 기존 인력 기반의 지하 콘크리트 구조물 상태 점검 방식에서 첨단 장비와 시스템 기반의 점검 방식으로 개선하기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연구를 다양한 형태로 지속 발전시켜 궁극적으로는 지하 시설물 유지관리의 무인화 및 자동화 기술을 완성하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이번 성과는 국토교통부(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국토교통기술촉진연구사업 '자율형 무인 이동식 로봇암을 이용한 딥러닝 기반의 소단면 공동구 내부 구조물 표면 결함 탐지 자동화 장비 핵심 기술 개발(2020~2021)'을 통해 기술 개발을 진행하였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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