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못 지켜, 벌금 때리려면 때려라”…자영업자들 '자포자기'

거리두기 강화+방역패스에 “임계점 도달”

“내년 1월 2일까지 휴업…일방적 조치에 더 분노”

16일 오후 대구 달서구의 한 음식점에서 점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수칙 강화로 주말과 송년모임 관련 예약 취소 전화를 받고 있다. 오는 18일부터 사적모임 허용인원이 전국 4명으로 다시 줄어든다. 유흥시설과 식당·카페, 헬스장 등은 오후 9시까지만 영업할 수 있다. 2021.12.16/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경기=뉴스1) 진현권 기자,김평석 기자,유재규 기자 = “기대하고 있었지만 연말 대목 장사는 포기했다.”
“내년 1월 2일까지 아예 문을 닫을 생각이다.”

방역강화 시행을 하루 앞둔 17일 경기지역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나마 가지고 있던 정부에 대한 신뢰마저 저버리게 됐다”는 발언도 공공연하게 들을 수 있다.

K-방역의 성공 뒤에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희생이 있었는데 정부가 더 많은 희생만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방역패스에 이어 거리두기 강화조치마저 시행되며 경기 용인시에서는 소상공인연합회와 학원연합회가 ‘방역패스 비대위’를 결성하는 등 조직적 반발 움직임을 예고하고 있다.

과천지역에서 꽃 배달업에 종사하는 권 모씨(여 ·50대)는 “죽을 맛이다. 연말이라 그래도 좀 기대를 했는데 또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 하니 정말 막막하다”며 “지금이 성수기인데 매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너무 힘들다”고 한숨지었다.

그러면서 “이러다가 행사 혹은 예식이나 이런 것들도 못하게 되면 줄줄이 다 힘들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시 영통구 하동의 한 일반음식점 업주도 “거리두기 다시 강화됐으면 ‘방역패스’라도 없애달라. 하나만 제재하라. 정도가 지나치다. 4인모임에 그것도 방역패스 제한까지 하는 것은 장사를 하지말라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16일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식당에서 주인이 직원 구인 안내문을 들고 매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정부에 다르면 18일부터 전국적으로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4인까지로 축소 적용하고, 오후 9시까지 영업이 가능하다. 2021.12.16/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정부의 거리두기 강화조치가 가족조차 범법자로 만들고 함께 식사를 하지 못하게 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용인시 처인구에서 한식당를 하는 50대 초반 여성 점주는 “국민 80%가 2차접종을 마쳤다고 하지만 이번 조치로 접종을 하지 않은 아이가 있는 4인 가족의 경우 외식조차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님 중에 연세 드신 분들이 많아 출입명부를 수기로 작성하다 전화명부로 바꿨는데 이 마저도 무용지물이 됐다”며 “접종 확인서가 뭔지도 모르는 분들인데 방역패스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방법도 마땅치 않다. 방역수칙 위반으로 벌금을 때리려면 때려라 하는 심정으로 장사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처인구에서 혼자 식당을 하고 있다는 한 업주는 “내년 1월 2일까지 문을 닫겠다”고 했다.

잠정 휴업을 하겠다는 발언은 주 고객이 노인이거나 혼자 장사를 하는 가게에서 주로 나오고 있다.

김연식 용인시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지난해 12월 자영업자 1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4%가 폐업이나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는데 올해는 조사를 하지는 않았지만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방역조치를 강화하면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같이 마련해 줘야 하는데,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뒤 지키지 않으면 벌금을 때린다고 한데서 자영업자들이 더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강화된 거리두기가 시행됨에 따라 18일 0시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16일간 사적모임 허용인원이 4인까지로 축소된다.

식당·카페의 경우, 접종완료자로만 4인까지 이용이 가능하며 미접종자는 혼자서 방문하거나 포장·배달을 이용해야 된다.

영업시간도 유흥시설과 식당·카페 등은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된다. 영화관, 공연장, PC방 등은 밤 10시까지 영업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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