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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오미크론' 변이 확산

영미 금리 올리고 EU 동결…인플레·오미크론에 엇갈린 통화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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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깜짝 인상…미국 긴축 속도

ECB 완화 지속하며 신중론

뉴스1

유럽중앙은행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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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서방 통화정책의 탈동조화(디커플링)가 더욱 두드러졌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내년 금리인상에 시동을 걸었고 영국은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내년에도 완화정책을 유지한다는 기조를 확인했다.

상반된 행보는 그만큼 통화정책을 둘러싼 환경이 서로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또 국가, 지역별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대미문의 보건 위기가 3년 차에 접어 들면서 치솟는 물가와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성장위험 사이 균형을 잡기 더욱 어려워졌다.

◇영란은행 '깜짝' 금리인상

먼저 유럽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통화정책에서도 더욱 명확하게 드러났다. 영국이 기준금리를 깜짝 인상한 날 ECB는 완화적 기조를 재확인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은 코로나19에 내린 기준금리를 주요국 가운데 처음으로 올렸다. 영국의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인 0.1%에서 0.25%로 올라갔다. 치솟는 물가 때문이다.

영란은행의 결정은 시장의 예상보다 선제적이었다. 영란은행은 앞서 금리인상 신호를 계속해서 보내왔지만, 오미크론의 경제적 여파가 더 확실해지는 내년초까지 정책을 동결할 것이라고 시장 참여자들은 예상했다.

영란은행은 오미크론이 우려스럽고 경제적 여파도 불확실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금리인상을 미뤄 물가 압박을 키울 수 없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이유에서 전날 미국 연준도 내년 긴축의 가속화를 결정했다. 채권매입을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3개월 앞당겨 종료하고 금리도 3회 인상할 것이라는 계획을 공개했다.

영란은행과 연준의 결정은 인플레이션과 낮은 실업률이 임금과 물가 상승을 더욱 압박해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명했다.

◇ ECB "내년 금리인상 가능성 희박"

하지만 ECB는 완화정책을 지속하며 신중론을 견지했다. 유로존 경제가 아직 팬데믹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지 않았는데, 최근 성장이 급격하게 둔화할 위험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영란은행이 금리를 인상한 16일 ECB는 예정대로 내년 3월 1조8500억유로 규모의 채권매입을 종료하되, 내년 별도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ECB의 채권매입은 현재 월 800억달러에서 내년 4월이면 월 400억유로로 줄어든다. 하지만 채권매입 자체는 내년 10월까지 계속된다.

또, ECB는 채권매입이 끝나기 전에는 현재 마이너스(-) 0.5%인 정책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확인했다. 내년 금리인상은 없다는 의미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내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때문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불확실성의 현실 속에서 모험중"이라며 채권매입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로존 역시 인플레이션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달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4.9%를 기록해 1999년 유로 출시 이후 최고에 달했다. 공급망 정체가 유럽 주요 제조국들을 압박하며 오미크론으로 제한조치를 재개하는 국가들도 늘었다.

서방 주요국들은 이제 통화정책의 속도를 달리하며 엇갈렸다. 경제가 완전히 회복하지 않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압박이 동시에 커지며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라고 WSJ는 전했다.

미국, 영국, 유로존은 경제 사이클이 서로 다르고 팬데믹 동안 정부 지원의 수준도 제각각이라도 라가르드 ECB 총재는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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