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코로나 이후 58% 감소
판매 수익 기대는 판매원들 생계 곤란
김성우(77)씨가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2번 출구와 3번 출구 통로 사이에서 빅이슈를 판매하고 있다. 김씨 앞에 빅이슈 신간이 놓여 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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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노숙인의 자립을 돕는 ‘빅이슈’ 잡지 판매량이 코로나19 이후 절반가량으로 줄면서 빅이슈 판매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판매수익의 50%를 본인의 자립활동 지원 비용으로 가져가기 때문에 판매량 감소는 생계와 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는 2018년 암으로 아내를 사별한 뒤 몇 년간 고시텔 여러 곳을 전전했다. “아내 항암치료에 돈이 많이 들었어요. 그나마 지금은 지인에게 빌린 돈으로 반지하 원룸을 얻었는데, 비가 오면 벽에 물이 줄줄 새요. 오늘도 걱정이네.” 그가 우산을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김씨는 치과기공소 일, 기계 수리, 조경 등 먹고살기 위해 여러 일을 했지만 지난해 위암 판정을 받아 위 절제 수술을 받은 뒤 하던 일을 지속적으로 할 수 없게 됐다. 무료 급식소에서 우연히 빅이슈 홍보물을 보고 지난 7월부터 판매원 일을 시작했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땐 하루 20권가량 팔리는 날도 종종 있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심해지면서 판매도 줄었다. 그는 노령연금과 잡지 판매수익, 빅이슈의 주거지원금으로 한달을 버틴다. “요즘엔 말 못할 정도로 생활이 어려워요. 병원도 계속 다니고 있으니까 판매수익으로 병원비나 식비를 다 써야 하는데, 수익이 너무 적어져서 힘드네요. 그래도 잡지가 좀 팔릴 때는 생활비 정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빅이슈코리아의 자료를 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과 2019년 빅이슈 판매원을 통해 판매된 잡지는 한 호당 평균 7921권이었다. 2020년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는 잡지 한 호당 평균 3360권 판매돼 코로나19 이전 대비 약 58% 감소했다. 이선미 빅이슈코리아 판매팀장은 “거리두기 강화 등의 지침이 나오면 판매량이 더 줄어들고, 이를 판매원들도 체감한다”며 “하루 평균 20권씩 팔리던 지하철역도 요즘에는 10권이 안 팔리는 상황이다. 판매원이 절반 정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수익이 크게 줄자 빅이슈코리아는 현재 내년 잡지 제작을 위해 처음으로 모금도 진행하고 있다. 빅이슈코리아는 모금 설명에서 올해가 판매원들에게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이라고 했다.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에서 빅이슈를 판매하는 김성우(77)씨가 추위를 막기 위해 털모자와 워머 등을 착용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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