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패스 단속?…방역 현장 "자영업자 눈치 보여 엄두 안나"

"단속 대상 광범위한데 언제 어떻게 다하나"

접종 여부 확인 어려운 안심콜로 혼란 가중

방역패스 의무화가 시작된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 입구에서 한 학생이 코로나19 예방접종 증명서를 보여주고 있다. 2021.12.1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김진희 기자,이밝음 기자 = 13일 0시부터 코로나19 추가 방역패스(접종완료·음성확인) 적용 업종에 대한 계도기간이 끝나면서 수칙 위반 시민·업주에게 과태료를 매길 수 있게 됐다.

시내 방역현장을 직접 살핀 자치구 공무원들은 "이미 점검이 생활이라 익숙하고 숙달도 됐지만 오늘부턴 과태료 때문에 자영업자들에게 욕을 더 먹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정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방역패스가 적용되는 시설은 Δ식당·카페 Δ학원 Δ영화관·공연장 Δ독서실·스터디카페 Δ멀티방(오락실 제외) ΔPC방 Δ실내 스포츠 경기장 Δ박물관·미술관·과학관 Δ파티룸 Δ도서관 Δ마사지 안마소 등 16종이다. 기존 Δ유흥시설 Δ노래연습장 Δ실내체육시설(관람장) Δ목욕장업 Δ경륜·경정·경마·카지노에 추가됐다.

해당 시설을 백신 미접종자가 방역패스 없이 이용하다 적발되면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용자는 10만원, 사업주는 1차 150만원, 2차 위반 때는 300만원을 물게 된다.

방역패스 점검은 대부분 해당 자치구 공무원들이 담당한다. 각 자치구는 13일부터 점검 범위를 넓히고 횟수를 늘렸으며, 20일부터는 시·구 합동 무작위 불시점검도 벌일 예정이다.

A 자치구의 방역담당 공무원은 14일 "위생과 전 직원이 거의 매일 점검을 나가고 있기 때문에 어제부터 달라진 점은 별로 없었다"며 "사실 계도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서 특별히 새로 내려온 지침도 없다"고 말했다.

이 공무원은 "그전에도 업주들이 단속에 반발했으나 이젠 과태료를 매기기 때문에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차이를 느꼈다"며 "방역패스를 구체적으로 모르는 사람도 있어 현장은 여전히 혼란스럽다"고 전했다.

방역패스 위반 과태료 부과가 시작된 13일 오전 서울시내 한 영화관을 찾은 시민들이 영화를 예매하고 있다. 2021.12.1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B 자치구 관계자는 "방역패스 단속 대상이 너무 광범위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우리가 언제 어떻게 모든 현장을 다 가겠느냐"라며 "한곳에 신고가 들어와서 단속을 나갔더니 '왜 우리만 가지고 그러냐'고 항의하고, 결정적으로 신고로 출동했을 시점엔 이미 방역위반 상황이 해결된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태료를 받는 게 목적이 아니고 방역이 목적인데 가는 곳마다 새로 설명해주고 또 욕을 먹다보니 자괴감이 들 때도 있다"며 "아무리 계도기간을 갖고 안내를 해도 정부의 방역지침이 계속해서 바뀌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C 자치구 관계자는 "자영업자의 반발이 너무 강력해서 일단은 과태료를 매기기보다는 어떻게든 계도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아직 과태료를 매겨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라면서도 "육안으로 점검을 꼭 해야 하는 부분이기에 현장을 돌지 않을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강남구의 한 음식점 업주는 "99.9%의 손님들은 본인들이 알아서 방역수칙을 지키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되지 않지만 혹시 모르니까 우리가 또 체크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기도 하다"며 "코로나19와 나라의 정책 때문에 공무원과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이 생길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안심콜' 제도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QR코드와 달리 안심콜을 통한 출입인증은 업소에서 곧바로 백신 접종 여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자영업자는 "안심콜 때문에 걸러내지 못한 미접종자에 따른 과태료도 우리가 내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D 자치구 관계자는 "노래연습장, 피시방, 멀티방 등의 경우 안심콜로 인증을 하더라도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지 않으면 출입하지 못하도록 조치 중"이라며 "조만간 전반적인 보완이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전날 서울시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접종 관련 내용 확인이 어려워 안심콜로 접종력을 연동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중대본에 건의했다"라며 "해당 시스템과 관련해 일부 업체에서 가능하다는 답변이 있었다"고 전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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