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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韓에 사는 난민 3천500여명…우리 사회 정착 위해 힘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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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린치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대표, 연말 언론 시사회서 역설

"한국 사회와 국민 모두 난민에 대해 혁신적인 발자취 보여"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제임스 린치(James Lynch·58) 유엔난민기구(UNHCR) 한국대표부 대표는 13일 "지구촌에 불어닥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대한민국은 적극적으로 난민 수용에 힘써왔다"며 "이제는 이들이 우리 사회에 안착할 방법도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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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린치(James Lynch·58) 유엔난민기구(UNHCR) 한국대표부 대표가 13일 더 플라자 서울에서 열린 '유엔난민기구 연말 언론 시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 제공]


그는 이날 더 플라자 서울에서 열린 '유엔난민기구 연말 언론 시사회'에서 "난민들의 국내 정착을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를 대중에게 전달해야 한다"며 "이들이 정착국에 정을 붙이고 살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그리고 난민의 존재가 우리 사회에 실제로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난민 수용을 시작한 1994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정식 체류 허가를 받은 난민은 인도적 체류자 2천410명, 인정자 1천137명 등 총 3천547명이다.

린치 대표는 "한국 국민이 5천만 명이 넘는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는 극소수에 불과한 비율이지만, 이들 때문에 내국인이 일자리를 빼앗긴다는 등의 루머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 사회와 국민 모두 난민에 대해 혁신적인 발자취를 보인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내렸다.

지난 3월 미얀마의 현지 정세를 고려해 정부가 한국 체류를 희망하는 미얀마인에게 임시 체류자격을 부여하고, 체류 기간이 지나 출국해야 하는 이들도 현지 정세가 완화된 후 자진 출국할 수 있도록 한 결정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그는 "지난 8월 아프가니스탄인 300여 명에 대해 특별 기여자 신분으로 국내 정착을 허가한 것도 마찬가지"라며 "이들의 입국뿐만 아니라 정착을 돕기로 나선 것은 바람직한 조치였다"고 평했다.

이어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은 난민을 향한 국민의 시선이 긍정적으로 변화한 것"이라며 "제주 예멘 난민 사태와는 달리 이번에 입국한 아프간인을 위해 민간 차원에서 '풀뿌리 기부'를 하겠다고 잇달아 나서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2018년 당시 제주도에 예멘 출신 난민 신청자가 500명에 이른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들의 입국을 반대한다는 청원이 올라와 38만여 명이 동참했다.

같은 해 난민법 폐지와 제주 예멘인 송환, 제주 무사증 제도 폐지 등을 촉구하는 집회가 서울과 제주 등 전국 곳곳에서 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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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난민기구(UNHCR) 한국대표부 대표가 13일 더 플라자 서울에서 '유엔난민기구 연말 언론 시사회'에서 열었다. [유엔난민기구 제공]


유엔난민기구에서 30년 넘게 일하면서 태국, 케냐, 라이베리아 등 10곳이 넘는 국가를 누빈 그는 "수많은 나라에서 다양한 상황에 부닥친 난민을 만났지만, 이들 대부분이 정착국에 올바른 일원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공통점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령 미국에 정착한 캄보디아 출신 난민의 경우 모국에서는 구경도 해보지 못한 도넛을 만들어 팔았다"며 "선주민에게 익숙한 간식을 만들어 이들에게 다가감과 동시에 자녀들에게는 미국인이라는 소속감을 주기 위한 그들 나름의 생존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캐나다의 경우 난민을 대상으로 정착비 지원과 직업훈련, 언어교육 등을 운영해 정착국에 도움이 되는 선례를 끌어냈다"며 "단순히 난민 수용에서 멈추는 게 아닌 정착까지 힘써야 하는 이유"라고 역설했다.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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