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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대세는 국내여행

임영웅이 "가고싶다" 외쳤다가 성지된 국내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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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불고 있는 트로트 인기에 불을 당긴 주인공하면 임영웅을 빼놓을 수 없다. 그래서 그를 '트로트 히어로'나 ‘대세 오브 대세’라고 까지 추켜세운다. 그런 그가 지난 8월 TV조선 '사랑의 콜센타'에 출연한 방송이 유독 전남 강진에서 관심을 모아 눈길을 끌었다. 당시 임영웅은 가수 김현진의 ‘마량에 가고 싶다’를 불렀는데, 생소한 지역명에 공연을 관람하던 이치현은 옆에 앉은 김범룡에게 ‘마량이 어디야?’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김범룡이 고개를 갸우뚱했고, 마침 뒤에 있던 김희재가 ‘전라남도 강진 안녕~’이라고 흥얼거리며 지명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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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콜센타>에서 '마량에 가고싶다'를 부르는 가수 임영웅. /사진= 유튜브 'TVCHOSUN-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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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마량항 일대는 평일에도 수많은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임영웅의 고향인 경기도 포천이 임영웅 팬들의 ‘성지순례 코스’가 됐듯, 전남 강진의 마량도 뒤를 잇고 있는 셈이다. 이에 강진군과 강진군문화관광재단에서도 마량을 임영웅과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마량 선상투어-바다낚시 체험하고 배위에서 강진 수산물 맛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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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마량포구. /사진= 여행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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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내가 만나서 사랑을 노래한 마량의 까막섬”은 어떤 모습일지, “오고 가는 연락선에 구슬픈 고동소리”도 울려 퍼질지. 임영웅이 애절하게 ‘가고싶다’고 외친 마량에 다녀왔다. 제주에서 육지로 온 말들이 잠시 머물렀다 해 ‘마량(馬良)’으로 이름 붙여진 이곳. 도착하자마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낚싯배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쉽게도 고동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곳곳에 임영웅의 사진과 그를 응원하는 문구가 적힌 매장들도 보였다. 이곳의 횟집거리는 최근 ‘2021 남도음식거리 조성 공모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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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량에서 산 광어회, 전복, 멍게, 해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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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손 가득 싱싱한 마량 수산물을 든 채 배에 올랐다. 바다낚시에도 도전해봤다.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돌아가면서 낚싯대를 잡았지만, 찾아온 건 새끼 장어 두 마리 뿐이었다. 손맛 느껴봤으니 됐다며 장어들을 놓아 주고, 마량에서 사온 광어회, 전복, 멍게, 해삼 등을 꺼냈다. 흔들리는 배 위에서 구명조끼까지 입고 어정쩡한 자세로 먹느라 다소 불편했지만, 드넓게 펼쳐진 청정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해산물은 산해진미가 안 부러웠다. ‘임영웅도 마량의 해산물에 반해 그토록 오고 싶어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그렇게 낚시도 했다가 회도 먹다가 보니 최근 출렁다리가 생기면서 핫플레이스로 입소문이 난 가우도가 보였다.

마량 '카페벙커'-마량 뷰맛집 감성카페에서 인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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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카페벙커 오션뷰 포토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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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도로 향하기 전, ‘인스타그램 인생샷 스폿’으로 유명한 마량의 대표 감성 카페, ‘카페 벙커’를 찾았다. 바다 바로 앞 통유리로 된 웅장한 건물, 꼭대기엔 루프톱까지. 요즘 핫하다는 건 다 갖춘 공간이다. 특히 SNS에 민감한 젊은 세대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다.

카페 대표 포토존은 역시나 오션뷰 좌석. 이국적인 인테리어와 야자수, 탁 트인 바다가 어우러져 마치 해외 휴양지에 와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로맨틱한 분위기가 한몫해서인지, 커플 손님도 많이 보였다. 일몰 시간대에 오면 끊임없이 바뀌는 하늘을 감상하며 ‘물멍’하기 좋다. 카페는 3층이고 1층에는 파티룸, 2층에는 노래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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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벙커 외부 그네 포토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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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량에선 거창한 기념품을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돌아가기 전, 카페 옆쪽 그네 포토존으로 향하자. 그네에서 지는 해를 감상하면서 일행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면, 그 자체로 근사한 작품이 따로 없다.

가우도-'일몰 맛집'부터 새로 생긴 출렁다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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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도. /사진= 여행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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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다 져버리기 전 급히 가우도를 찾았다.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가우도. 강진의 8개 섬 중 유일하게 사람이 사는 섬이다. 강진 대구면과 도암면을 잇는 출렁다리,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생태탐방로 ‘함께해길’, 집트랙, 해양레저 등으로 관광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일몰 명소’로도 알려져 있어 강진 여행을 왔다면 이곳에서 하루를 마무리하기도 좋다.

​마량항에서 청자다리를 건너 가우도로 향했다. 일몰 시간대라 방문객이 많이 보였다. 다리를 건너면 모노레일 타는 곳, 출렁다리, 전망대로 가는 길로 나눠진다. 해안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맞은편으로 살짝 들어온 조명과 해질녘 하늘이 어우러진 절경을 품은 다산다리가 보인다. 사랑을 이루게 해준다는 두꺼비 바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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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도에서 감상한 다산다리 노을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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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가우도를 방문한다면, 최근 생긴 출렁다리를 꼭 가보자. 출렁다리와 그 주변 풍경이 매우 아름다운데, 다리에 조명이 따로 없어 저녁시간대에 가면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실제로 건너보니 출렁이기보다는 살짝 흔들리는 정도였다. 겁이 많은 이들도 두려워 말고 도전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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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도 출렁다리. /사진= 강진군문화관광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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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가우도에는 산꼭대기 대형 청자타워에서 출발하는 짚라인, 전망대로 쉽게 오를 수 있는 모노레일 등의 즐길거리가 있지만 그때그때 가동 여부가 달라지므로 사전에 확인하고 가는 걸 추천한다.

​ 강진만생태공원-여름엔 초록초록, 가을엔 황톳빛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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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만생태공원의 늦가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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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에도 이곳을 찾아 갈대가 무르익기 전 초록초록한 풍경을 감상했다. 여름의 청량함, 파릇파릇함이 가을을 맞아 차분하고 고즈넉하게 변한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자주 오지 못하는 강진인지라 매번 새로운 걸 만나고 싶다가도, 이곳만큼은 강진에 올 때마다 안 들르고 떠나면 섭섭하다. 빽빽한 일상은 잠시 접어주고, ‘반전 매력’의 드넓은 갈대밭을 거닐며 모처럼 여유롭고 나른한 휴식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전라병영성-아름다운 성곽 따라 걷기 좋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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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병영성 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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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병영성은 조선왕조 500년간 전라도와 제주도를 포함한 53주 6진을 총괄한 육군의 총지휘부였다. 유럽에 우리나라를 처음 소개한 '하멜표류기' 저자 네덜란드인 하멜과 그의 일행이 1656년 강진 병영으로 유배돼 7년 동안 생활했던 곳이기도 하다. 오랜 역사와 많은 시련 속에서도 민족저항 정신의 산 증거로 존속돼오다 1894년 동학농민전쟁으로 불타고 곧 이은 갑오개혁의 신제도로 폐영됐다. 강진군의 복원 정비사업으로 성문과 성벽의 복원이 마무리돼가고 있으며, 현재 내부 주요시설 복원을 위해 발굴조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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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기 좋은 전라병영성 성곽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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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및 발굴 조사로 아직은 내부가 휑하지만, 성벽을 따라 거닐기 좋다. 전라병영성의 동, 서, 남, 북문은 모두 성문 보호를 위한 옹성(성문 앞에 설치된 항아리 모양의 시설물)이 있는데, 이곳에 담긴 의미는 차치하더라도 그 자태가 매우 아름다워 ‘인생 사진 스폿’으로 활용하기에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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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식 담장이 있는 병영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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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으로 급부상한 마량을 비롯해 청정 자연, 푸짐한 먹거리로 꽉 찬 여행지, 전남 강진. 올 여름 처음 왔다가 반해 가을에 다시 찾았을 정도로 유독 자꾸만 생각이 나는 곳이다. 서울로 돌아오니 흔들리는 배 위에서 먹던 회도, 출렁다리도, 인생샷 카페도 그립다. 머지않아 다시,

"마량에 가고싶다."

[강진(전남)=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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