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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아이폰13 '먹통' 미스터리···두달째 원인 못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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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오류 탓" "기기 문제"

애플 등 서로 책임 떠넘기기만

수신불량 장기화에 소비자 불편

과기부 뒤늦게 실태파악 나서 주목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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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팀에서 전화주겠다고 했는데 그 전화는 안오고 또 다시 언제 왔는지도 모르는 매너콜만 잔뜩 쌓였습니다. 공짜폰도 이러진 않을 겁니다.”

애플의 아이폰 13 수신 불량 문제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전히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의 불편만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작 기기 제조사인 애플은 물론 각 이동통신사들도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 불편이 커지자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 사안에 대한 조사에 돌입키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9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두 달 가까이 이용자들의 수신 불량 불만이 이어지고 있지만 제조사인 애플은 물론 이동통신서비스 업계 모두 딱히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달 초부터 아이폰13과 일부 아이폰 12 등의 기기에서 전화가 와도 신호가 울리지 않거나 부재중 전화가 표시되는 등의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일부 사용자들은 카카오톡 같은 앱, 문자 메시지 전송, 애플 워치·에어팟 등을 사용할 때도 먹통 현상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 사용자 커뮤니티인 ‘아사모’에서 자체 조사한 결과 이통사별로 수신 불량 문제가 발생한 비중은 LG유플러스(032640) 73%, SK텔레콤(017670) 16%, KT(030200) 11%로 나타났다. 가장 빈도가 높은 LG유플러스는 고객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지난 3일 전용 상담창구를 개설하고, 불편을 호소하는 고객들에게 아이폰 12를 임대폰으로 무료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제조사인 애플과 서비스 제공사인 이통사들 모두 이렇다 할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애플은 지난 8일 이례적으로 공식 입장을 통해 “LG유플러스의 일부 고객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이슈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고 단정하며 LG유플러스의 네트워크 문제로 몰아가는 태도를 보였다. 애플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에게도 “하드웨어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과 KT도 LG유플러스의 네트워크가 문제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공식적으로 아이폰 13 관련 통화품질 문제로 인한 소비자 민원이 접수 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들 이통사들은 LG유플러스만 3G 백업망이 없다는 점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SK텔레콤과 KT는 5G와 롱텀에볼루션(LTE)망이 연결이 안될 경우 3G망을 백업망으로 사용하고 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네트워크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는 문제를 인지한 즉시 애플과 퀄컴 측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개선을 요청했으며, 아이폰 13과 관련된 오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애플측에 보내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통신사에 관계 없이 일부 단말에서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수신 불량 문제로 학인했다”며 “특정 장비 설치지역에서만 일어나는 현상도 아니고, 아이폰 13 일부기기에서만 발생하고 있어 네트워크만의 문제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통업계 다른 관계자는 “3G 백업망 여부에 따라 문제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결국 LTE망을 못잡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결국 기기 자체의 결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일부 알뜰폰 서비스센터들은 아이폰 13의 기기 문제라고 단정하고 “애플의 서비스를 받으라”며 고객들을 돌려보내고 있다.

두 달 가까이 원인을 수신 불량의 이유를 못찾는 현상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애플의 무성의한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애플은 문제가 불거진 지 한참이 지난 후인 지난 8일에서야 이 문제에 대해 공식 언급했을 뿐 원인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앞서 애플은 지난 달 통화 끊김 문제를 개선한다며 iOS 15.1 업데이트 버전인 iOS 15.1.1을 배포했지만 여전히 문제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아이폰13수신불량 피해자모임’이라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따르면 애플측은 조사 한달 반 만에 겨우 문제를 제기한 고객에게 해당 아이폰 13을 보내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다.

소비자들과 업계의 시선은 사안 파악에 나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쏠리고 있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8일 “이용자 피해현황 파악과 기술 결함 등 원인 파악 나설 것”이라고 말 한 뒤 해당 관련 사안을 통신이용제도과에 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정부의 원인 조사 결과가 나와야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동통신업계에서는 대단히 드문 일인 만큼 결과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노현섭 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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