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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10돌 맞은 쏘카, IPO 앞두고 몸값 올리기 '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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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슈퍼앱' 플랫폼화, 탈것 모두 연동 중소 렌터카 협업, 카카오와 직접 경쟁 예고 [비즈니스워치] 구혜린 기자 hrgu@bizwatch.co.kr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카셰어링 서비스 '쏘카'가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몸값 올리기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쏘카를 '슈퍼앱'으로 개편하고 전기 자전거·기차·항공 등 온갖 탈 것을 연동해 진정한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경쟁사인 카카오모빌리티가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Mobility as a Service)로 진화하고 있는 것과 사업 모델 면에서 다를 게 없다. 쏘카는 최근 토스에 지분을 판 VCNC의 '타다'와도 연합전선을 구축하겠다고 밝혀 모빌리티 플랫폼간 경쟁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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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로드맵' 공개한 박재욱 대표

9일 쏘카는 서울 성수동 언더스탠드에비뉴에서 10주년 간담회를 열고 사업 성과와 향후 10년간의 로드맵을 발표했다. 박재욱 쏘카 대표이사가 참석해 "우여곡절을 딛고 일어나 이 자리를 마련할 수 있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10년 전 직원 5명으로 사업을 시작한 쏘카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쏘카 서비스 첫해 3000명이었던 가입자는 현재 700만명으로 폭증했다. 소수에 불과했던 운영 차량은 1만8000대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모빌리티 업체 최초로 유니콘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쏘카는 다음 단계를 준비 중이다. 내년 초에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쏘카앱을 모든 탈 것을 예약·이용할 수 있는 슈퍼앱으로 바꾼다. 쏘카 앱으로 전기자전거·KTX를 예약해 집에서 쏘카존까지 이동한 뒤, 쏘카를 타고 기차역으로 이동해 KTX를 탑승하는 게 가능하다.

지금의 왕복 서비스인 쏘카의 차량 공유를 '편도'로 개편한다. 쏘카는 이용 후 지정된 공간으로 반납을 해야 하기에 사실상 왕복 서비스다. 이를 목적지 어디에 세워도 반납 가능한 편도 서비스로 운영하는 게 목표다. 박 대표는 "차량 탁송 등에 소요되는 비용, 시간 등을 고려하면 전면 도입까진 시일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인 로드맵도 공개했다. 우선 5년 뒤인 2027년까지 현재 1만8000대인 운행 차량을 최대 5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노후화된 차량을 매각하는 동시에 전기·수소차를 매입해 2030년엔 전체 차량을 친환경차로 구성하는 게 목표다. 이쯤에는 전면 자율주행 서비스도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박 대표는 내다봤다.

쏘카의 이 같은 비전 발표는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쏘카는 내년을 IPO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그는 "어디에 수요가 있으니까 어떻게 차량을 배치해야 하는지 우리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다는 게 쏘카의 경쟁력"이라며 "관련 기술 업체 인수합병(M&A)과 인력 흡수 등에 공모자금을 쓰겠다"고 말했다.

쏘카가 최근 타다 보유지분을 털어낸 이유도 IPO와 깊게 연관돼 있다. 쏘카는 지난 10월 타다 운영사 VCNC 보유 지분 60%를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VCNC는 쏘카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로 격하됐으며 연간 수백억의 적자도 떠안지 않을 수 있게 됐다. VCNC는 지난해 순손실만 112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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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욱 쏘카 대표이사 /사진=쏘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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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저격..."우린 더 사용자 친화적"

쏘카의 단기 사업 전략은 카카오모빌리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500만명이 이용하는 자체 앱을 통해 택시 외에도 다양한 이동수단을 서비스하고 있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각종 모빌리티로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끊김 없이 중개·결제하는 '마스(MaaS)' 모델을 국내에서 가장 잘 실현한 셈이다.

쏘카는 '마스'가 아닌 '스트리밍 모빌리티'라는 개념을 내세운다. 마스와 개념상으론 유사하나, 좀 더 사용자 친화적이라는 게 쏘카 측 입장이다. 10년간 누적된 사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유 차량을 소비자 취향에 적합하게 꾸미고 커피 픽업이나, 짐 수송까지 섬세한 서비스를 더해갈 것이란 설명이다.

박재욱 대표는 "마스와 스트리밍 모빌리티는 공급자 중심, 소비자 중심의 차이이고 스트리밍 모빌리티가 후자"라며 "단순 이동 수단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총체적인 이동 경험을 설계·디자인해 제공하는 회사가 되려한다. 이게 가장 큰 차이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쏘카는 타다와의 협업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이미 쏘카의 구독 서비스인 '패스포트'에는 타다 적립·할인도 포함돼 있다. 박 대표는 타다가 VCNC 지분을 처분하며 타다의 이용자 데이터 활용길이 막히는 등 사업 영역이 축소될 것이란 우려에 '강력한 연합전선 구축'으로 대응했다.

쏘카의 서비스 범위가 넓어지면서 카카오와의 경쟁은 격화될 전망이다. 이날 쏘카는 중소 렌터카 업체들과도 상생, 플랫폼에 태우겠다고 밝혔다. 법인에 차량을 장기 대여 해주는 B2B(기업간거래) 사업도 확대한다. 카카오 역시 렌터카 중개 플랫폼 '딜카'를 인수하고 카카오T렌터카 서비스 오픈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IPO 목표 시점 역시 카카오모빌리티와 비슷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오랜 기간 상장을 준비해온 만큼 카카오모빌리티의 상장이 쏘카보다 앞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다만 쏘카는 올해도 흑자전환은 어렵다고 했다. 단기 수익성 개선보다는 '계획된 적자'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올해까진 흑자 예상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내년에 수익성을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빠른 성장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용자 경험을 탁월하게 만들면 수익성은 당연히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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