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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공간서 군집드론 제어기술 시험한다…"안전사고 방지·비용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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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고정밀 분산 드론 시뮬레이터 화면. 실제 실험 환경에서는 구현하기 힘든 다양한 상황에서 여러 대의 가상 드론을 이용해 인공지능(AI) 기반의 드론 제어 기술을 검증할 수 있다. [사진 제공 = ET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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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공간에서 드론 여러 대가 상호 작용하며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시험해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시험 도중 드론이 부딪혀 망가지거나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일 없이 인공지능(AI) 기반의 복잡한 군집 드론 임무를 시험할 수 있어 지능형 드론 서비스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가상 공간에 여러 대의 드론을 띄워 안전하고 신속하게 기술을 시험할 수 있는 고정밀 분산 드론 시뮬레이션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100대 이상의 군집 드론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면서 다양한 임무 수행 과정을 시뮬레이션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로, 현재까지 개발된 시뮬레이터 중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다.

본 기술을 활용하면 실제 실험 환경에서는 구현하기 힘든 상황도 다양하게 시험해보며 드론 AI를 고도화할 수 있다. 가상 시험뿐만 아니라 실제 드론을 활용한 시험도 지원 가능하다. 시뮬레이터에 가상 드론, 장애물 등 환경을 설정해두면 현실에는 아무것도 없어도 실제 드론이 이를 피해가거나 상호작용하는 상황도 시험해볼 수 있다. 높은 성능이 필요한 기능을 안전하면서도 신속하게 시험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연구진은 가상 드론 100대를 동시에 구동하고, 무거운 물체를 줄로 연결해 여러 가상 드론이 협업하며 운송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현상을 정밀하게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동작을 시뮬레이션 공간에서 수십만 번 반복하면서 학습한 자율비행용 심층신경망을 실제 드론에 탑재해 목적지까지 장애물을 회피하며 비행하는 기술을 검증하는 데도 성공했다.

드론을 사용한 연구는 특성상 고장, 추락 등으로 인적, 물질적 피해가 나타날 수 있어 위험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 특히 AI를 기반으로 임무 지능화를 위해서는 반복·강화학습으로 신경망을 고도화해야 하는데 실증 실험만으로는 충분히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기존 시뮬레이터는 단순한 임무만을 수행하거나 많은 드론을 동시에 시험할 수 없었다. 드론, 센서, 비행 환경 등 물리적 특성도 시뮬레이터에 정밀하게 반영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연구진은 분산된 여러 컴퓨터를 이용해 반복, 강화학습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기술로 한계를 극복했다. 분산 다중 드론 시뮬레이션 기술, 고정밀 객체 모델링 기술, 드론 물리엔진 기술, 시뮬레이션 강화학습 기반 드론 자율비행 기술, 다중 드론 지상 제어 기술 등이 핵심이다.

연구를 이끈 이수전 ETRI 무인이동체연구실 책임연구원은 "본 기술이 다중 드론 임무와 서비스 개발을 가속하여 드론 산업계에서 불가능으로 여겨온 규모의 경제를 현실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향후 연구진은 기술의 성능을 고도화하고 안정화 작업을 하는 한편, 보유한 기술을 군, 학계, 산업계 등에서 요구하는 드론 응용 사항들과 연계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또 시뮬레이션 기술을 확장해 드론 '사이버물리시스템(CPS)'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는 증강현실처럼 실제 공간과 가상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동해 실제 드론과 아바타 드론을 동기화하는 기술이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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