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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등 비판 징역형' 김규복 목사 재심서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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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무죄 구형 그대로 선고…판사 "그간 수고 많으셨습니다"

연합뉴스

김규복 목사가 재심 무죄선고 공판 직후 법정 밖에서 축하를 받고 있다.
[촬영 이재림 기자]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대학생이던 1980년 전두환 등 군부 독재를 비판하며 반정부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받았던 목회자가 재심을 통해 무죄를 받았다.

대전지법 형사8단독 차주희 부장판사는 9일 김규복(69) 목사의 계엄법 등 위반죄 재심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신군부가 1979년 12월 12일 군사 반란으로 군 지휘권을 장악한 후 1980년 5월 18일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저지른 일련의 행위가 군형법상 반란죄와 형법상 내란죄 등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적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헌법의 수호자인 국민으로서 헌정질서 파괴 범행을 저지해 헌법 존립과 헌정질서를 수호하려는 형법상 정당행위를 했다"며 "당시 행위는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에게 "그간 수고 많으셨다"고 말했다.

1971년 입학한 연세대에서 군부 독재 저항 학생운동에 앞장선 김 목사는 복학생 때인 1980년 군부가 장악한 정부에 동조하는 교수들을 겨냥해 '연세대 어용교수 자성을 촉구하는 선언문' 초안을 작성해 2천부를 인쇄한 데 이어 총학생회 사무실에서 '국민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유인물 1만여부를 제작했다.

이어 같은 해 5월 15일 오후 2시께 연세대생 1천여명이 서울 신촌 로터리∼신촌역에서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는 시위를 주도했다.

그는 또 1980년 6월께 반정부 도심 시위 개최를 논의하는 옥내 집회를 했다는 이유 등으로 1981년 수도경비사령부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옛 계엄법·계엄포고문 위반죄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형을 받았다.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으나, 사건 기록을 다시 살핀 대전지검이 지난 3월 직접 재심을 청구한 데 이어 무죄를 구형했다.

고초를 겪어 거동이 다소 불편한 김 목사는 대전신학대학교와 장로교신학대학교에서 신학 공부를 한 뒤 대전 대화공단 한복판에 빈들장로교회를 개척해 사역하다 은퇴했다.

김 목사는 "그 상황에 다시 처하더라도 같은 행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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