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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중년 아닌 청년된다…인구지진 파동맞은 50년뒤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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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184만명인 대한민국 전체 인구는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약 6만명씩 감소한다. 20년 뒤인 2040년대에 5000만명대가 깨지고, 2070년에는 3766만명으로 쪼그라든다. 2070년생 갓난아기부터 가장 나이가 많은 노인까지 줄을 세우면 한가운데 서 있는 사람은 62.2세다. 이때 한국은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보다 노인이 더 많은 나라다.

통계청은 9일 발표한 ‘2020~2070년 장래인구추계’를 통해 한국의 50년 뒤 모습을 이렇게 전망했다. 이마저도 출산율·기대수명·인구의 국제이동 등이 중간 수준(중위)으로 이어질 경우를 가정했을 때다. ‘최악의 시나리오’인 저위 추계에 따르면 앞으로 10년간 인구는 연평균 17만명 안팎으로 줄어 2030년대에 5000만명대 아래로 내려간다. 이후 인구는 계속 감소해 2070년에 3153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50여년 전인 1969년 인구 수준으로 돌아간다.



한국 인구 올해 처음으로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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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2120년 총인구 추계.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문제는 이 최악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2년 전 발표된 2017~2067년 장래인구특별추계도 결국 ‘저위 추계’가 현실에 더 가까웠다. 통계청은 당시 저위 추계로 2020년부터, 중위 추계로 2028년부터 한국의 총인구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실제로는 지난해 인구가 정점을 기록하고 올해부터 감소로 돌아선다. 한국의 성장동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꺼져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내년 합계출산율은 0.81~0.83명 수준일 것으로 예측했다. 통계청은 이번 추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출생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도 전망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혼인 감소 추세가 2025년까지 계속된다면 합계출산율은 0.52명까지 추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의 저위 시나리오(2025년 0.61명)보다 악화한 수준이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인구 자연감소가 2020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영향으로 국제 순유입이 감소하고 혼인과 출산 감소세가 확대되면서 총인구가 올해부터 감소세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이어 “출산율이나 출생아 수는 향후 3~4년간 더 감소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유소년인구와 생산연령인구 감소폭은 더 확대되고, 고령화는 기존 추세와 같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년 대비 인구증가율을 의미하는 인구성장률은 중위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2021~2035년까지는 -0.1% 수준으로 떨어지다가 2070년에 -1.24% 수준으로 감소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저위 시나리오에서는 2070년대 인구 감소율이 –1.79%도 넘는다.



50년 뒤 부양비 최고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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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부양비.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미래 세대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2020년 현재 한국의 15~64세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72.1%로, 유엔 인구추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2070년에는 46.1%로 쪼그라들어 OECD 국가 중 가장 낮아질 전망이다.

반대로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0년 815만명서 빠르게 증가한다. 2024년에는 노인이 1000만명을 넘고, 2049년에 1901만명으로 정점을 찍는다. 전체 인구에서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2025년에 전체 인구의 20%, 10년 뒤인 2035년에 30%, 2050년에는 40%를 넘을 전망이다. 2070년엔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46.4%에 이른다.

결국 생산연령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할 고령인구를 의미하는 노년부양비는 2020년 21.8명에서 2070년에 100.6명 수준으로 증가한다. 지금은 생산연령인구 5명이 노인 1명을 부양했다면, 미래에는 생산연령인구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해 부담이 5배가량 커진다는 의미다.



인구 절반이 62세 이상…경제·사회 모조리 다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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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위연령.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020년 한국의 중위연령은 43.7세다. 중위연령은 전국 인구를 나이순으로 줄 세웠을 때 정중앙에 있는 사람의 나이를 의미한다. 2070년 중위연령은 62.2세로 올라간다. 인구의 절반이 62세가 넘어, 지금은 중년으로 불리는 나이가 청년 역할을 하는 사회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는 이른바 ‘인구 지진’의 파동이 미래 한국 사회의 모든 분야를 뒤흔들 것이라고 경고한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는 2030년까지가 인구 문제의 위험에 대비할 마지막 기회”라며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가 인구 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공약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국민연금 기금 고갈 시점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국민연금이 2041년에 적자를 보기 시작해 2056년 고갈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재부의 예측은 2년 전 인구추계를 바탕으로 산출한 수치다. 이번 추계대로 국민연금 수급자가 더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경제활동을 하는 인구가 줄면 연금 재정은 그만큼 악화할 수밖에 없다. 건강보험 등 다른 사회보험도 마찬가지다.

쪼그라드는 청년 세대는 그나마도 수도권으로 몰리며 지방엔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벌써부터 생겨나고 있다. 교육뿐만 아니라 의료 등 기본적인 생활 인프라가 지방을 떠나면서 지방 소도시에는 고령자만 남고, 결국엔 소멸한다. 경제와 산업 구조는 고령자 중심으로 완전히 뒤바뀔 전망이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정적으로 복지에 써야 할 돈은 많은데, 인구 감소로 들어오는 돈은 줄어든다"며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벌이기가 힘들어지고, 재정ㆍ통화 정책을 펼치는 데도 한계가 생긴다"고 우려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인구추계 결과는 우리가 직면한 인구절벽 위기를 다시 한번 경각시켜 준다”며 “내년부터는 저출산 대응 신규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계청은 이날 부록으로 내놓은 향후 100년 치 추계를 통해 2120년에는 총인구가 2095만3000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저위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2120년 인구는 1214만명 수준에 그친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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