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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무력시위에 양보?… 바이든 “러의 ‘나토 확장’ 우려 수용할 길 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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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수일 내, 미국에 우리 우려 해결할 협정 원안 보낼 것”<br/>동부유럽 나토 국가들 “앞으로도 러시아가 무력시위하면, 유럽 안보 양보하나” 반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일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에 대한 러시아의 우려(concerns)와 관련해, 미국‧러시아, 나토의 주요 동맹국 최소 4국이 참여해 러시아의 불만을 다루는 고위급 협상을 갖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비디오 정상회의를 가진 다음날, 기자들과 만나 “나토의 동부 확대에 대한 러시아의 우려를 다룰” 고위급 협상 계획을 10일까지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협상은 “(유럽의) 동부 전선에서 전개되는 긴장을 낮추기 위해, 우리가 (러시아의 우려를) 수용(accommodation)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러 외에 이 논의에 참여할 주요 나토 동맹국들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이날 소치에서 “앞으로 수일 내에 구체적이고 철저하게 이 문제를 다루는 협정 원안을 미국에 낼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유럽 나토회원국들 “푸틴이 무력 시위하면, 계속 양보하나” 반발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 “바이든이 러시아에 외교적 양보(concession)를 했다”며 “러시아의 우려를 ‘잠재적으로 수용할 길을 찾아보겠다는 바이든의 언급은 나토의 동부유럽 회원국들과 다른 나토 동맹국들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토의 한 동부유럽 회원국 고위 관리는 FT에 “어떤 경우에도, 러시아와의 논의가 (나토 확대를 않겠다는) ‘보장’을 놓고 전개 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른 나토 회원국 관리도 “러시아와 타협하겠다는 논의는 뿌리부터 즉시 잘라내야 한다”며 “6개국 이상이 이런 견해에 동의한다”고 FT에 말했다. 동부유럽 나토 회원국들은 푸틴이 앞으로도 무력시위를 통해서 미국의 유럽 내 군사적 존재에 대한 양보를 받아낼 것이라고 두려워한다.

푸틴은 8일에도 “우크라이나가 나토를 가입하면, 분명히 우크라이나에 나토군 병력과 기지, 무기가 배치돼 러시아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를 되풀이했다. 그는 “이러한 우리의 우려가 최소한 이번엔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전제하에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얘기하는 것에 대해 “도발적”이라면서도, “러시아는 중장기적으로 안보를 확고히 할 권리가 있다”고 말해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도 않았다.

◇바이든, 러시아 무력 도발 시 “경험 못한 심각한 결과 맞을 것” 경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우려를 수용할 고위급 협상의 개최와 더불어, 무력 침공 시 러시아가 입을 “심각한 결과들(severe consequences)”을 재차 강조했다. 여기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강화, 나토의 동부유럽 회원국들에 대한 미군 주둔 강화, 독일‧러시아를 직접 잇는 러시아 가스관인 ‘노드스트림 2′ 폐쇄, 러시아의 대외무역을 사실상 막는 효과를 초래할 국제은행간결제시스템(SWIFT)에 대한 접근 차단, 푸틴과 그를 재정적으로 지지하는 독과점 재벌들(올리가르히)의 해외재산 동결 등이 포함돼 있다.

바이든은 “푸틴에게 심각한 결과들, 그가 지금껏 보지 못했던 경제적 결과들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매우 분명히 밝혔고, 그는 분명히 메시지를 이해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철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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