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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민주당의 고민… ‘이재명 선대위’엔 이재명만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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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 재편 후 ‘원톱’ 유세 체제, 169명 의원들 활용 못한단 지적

선대위측 “혁신委로 변화 시도”

더불어민주당에서 최근 들어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원톱’ 선거운동 방식에 대한 고민이 나오고 있다. 이 후보는 ‘이재명의 민주당’을 선언한 뒤 하루 평균 4~5건의 일정을 치르며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지만 169석 민주당의 역량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후보의 ‘개인기’에 기대는 선거운동만 하고 있다”며 “원톱을 부각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원팀의 시너지는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전국민선대위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2.6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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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재명의 민주당’을 향한 변화는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민주당 선거대책위 핵심 관계자는 “심판 대상이 된 집권 여당은 뒤로 빠지고 개혁 색채가 강한 이 후보를 전면에 내세우는 데 성공했지만, 역으로 이 후보에게 너무 많은 부담이 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와 가까운 한 의원은 “이재명 대(對) 윤석열의 일대일 구도를 부각하는 것이 우리 전략이라면, 상대편은 그 반대로 움직이는 것이 분명하다”며 “이 후보는 홀로 서너 명과 싸우는 셈”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홀로 선거운동을 하는 반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이준석 당대표,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 김병준 상임 선대위원장 등 여러 스피커가 동시 가동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우리 의원들은 뭐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후보는 최근 ‘여러분의 동지 이재명’이란 이름으로 민주당 의원 전원에게 편지를 보내 “저 혼자 힘으로는 부족하다” “남은 90일, 의원님께서 이재명이 돼 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의원들이 열심히 움직이지 않아서 당원과 지지자들이 갈피를 못 잡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선 “선대위 자리를 내려놓고 ‘하방’하라고 해서 지역구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데, 무엇을 더 하란 건지 모르겠다”는 말도 나온다.

이 후보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첫 회의를 시작하는 정당혁신추진위원회를 ‘자극제’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위는 국회의원 3선 이상 동일 지역구 연임 금지, 면책특권 제한, 청년 공천 확대 등 혁신안을 제안할 계획이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혁신위 활동에는 이 후보 의지가 상당히 담겼다”며 “나태한 국회의원 기득권 타파는 여의도 정치 신인인 이 후보가 할 수 있는 정치적 메시지이고, 민주당 의원들에게도 긴장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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