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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깎이는 전기차 보조금… 내년 GV60·벤츠 EQA 더 비싸진다 [내년 車가격 본격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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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상한선 5500만원 이하로
완성차 업체들 "추가 인하 어려워"
기존 고객 반발·상품성 저하 우려
예비 고객들도 "계약 포기" 고민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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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줄면서 소비자들은 올해보다 더 비싼 가격에 전기차를 구매해야 할 상황이다.

특히 보조금 지급 기준가격이 500만원 낮아지며 올해 5990만원으로 출시돼 인기를 끌었던 제네시스 GV60과 메르세데스벤츠 EQA는 보조금 혜택을 못받게 된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도 가격을 추가로 인하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정부의 보조금 상한선을 맞출 경우 제조사들은 기존 고객의 반발을, 소비자들은 상품성 저하를 우려하는 모습이다.

■국고 보조금 700만원 지자체도 줄일듯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최근 간담회에서 국고 보조금을 700만원(연비·주행거리 기준, 충전 성능 등 추가 보조금 포함)으로 줄이고, 100% 지급 상한선을 5500만원 이하로 낮추는 전기차 보조금 개정 초안을 공개했다. 올해 국고 보조금(800만원)보다 100만원이 줄어드는 셈이다.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초안대로 확정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국고 보조금이 줄면서 매칭 방식인 지자체 보조금도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시가 내년도 예산에서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200만원으로 줄여 편성했고, 대전·충남지역 지자체들도 축소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 축소는 실 구매가격의 인상을 의미한다. 올해 서울에서 현대차 아이오닉5 롱레인지 2WD를 구매한 소비자 대부분은 국고와 지자체 보조금을 합쳐 1200만원을 지원받았다. 판매가격 4980만원(개별소비세 3.5%·세제혜택 적용 후)인 전기차를 3780만원에 구매했다. 하지만 내년에 보조금이 900만원으로 줄면 전기차 구매가격이 단숨에 4000만원을 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정된 예산으로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보조금을 주기 위해선 보조금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다"면서 "지자체들이 어느 정도 보조금을 편성하느냐에 따라서 지역별로 희비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보조금 지급 상한선이 낮아진 것도 중요한 변수다. 정부는 전기차 가격의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보조금 지급 기준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올해 출시된 전기차 중 상당수는 구매 보조금 100%를 받기 위해 6000만원 미만으로 가격을 맞췄다. 아이오닉5의 최고 트림인 롱레인지 AWD 프레스티지가 5755만원으로 출시됐고, 기아의 EV6 GT-Line은 5980만원으로 보조금 상한선을 꽉 채워 나왔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GV60과 메르세데스벤츠 EQA는 모두 5990만원으로 출시돼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내년 보조금 100% 지급의 상한선이 5500만원으로 낮아지는 상황에서 가격을 맞출 것이냐는 미지수다.

■제조사들 당혹 "가격 내리기 어렵다"

브랜드 이미지와 생산단가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테슬라는 가장 가격이 낮은 모델3 스탠다드레인지 후륜모델의 판매가를 6059만원으로 인상했다. 내년에 판매가 재개되는 한 단계 위 급의 롱레인지 사륜구동 모델 가격은 이보다 더 높아지는 수순이다. 정부의 보조금과 무관하게 판매정책을 가져가는 것으로 해석된다. 제네시스와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보조금에 맞추기보다 오히려 프리미엄 브랜드에 맞춘 가격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때문에 판매가격을 낮추게 되면 기존에 구입했던 고객들의 불만을 살 수밖에 없다"면서 "전기차 보급을 위해 가격을 낮췄는데 여기서 더 낮추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얘기"라고 말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보조금 상한선 조정이 전기차의 상품성 저하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앉아서 500만원을 손해보는 것보다 제조사들이 편의장치나 인테리어 등에서 기존 전기차보다 한 단계 낮춰서 가격을 맞출 것이라는 시각이다.

예약 고객들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GV60의 출고를 기다리던 한 고객은 "상한선이 5500만원으로 결정되면 보조금이 반으로 줄어드는데 계약을 유지할지 포기하고 다른 전기차로 넘어가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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