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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배재훈 사장, 내년에도 HMM 키 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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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훈 HMM(011200) 사장의 임기가 만료까지 3개월여 남으면서 연임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해운업계에선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만큼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최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배 사장의 임기는 2022년 3월 정기 주주총회 때까지다. HMM 사장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채권단이 경영진추천위원회를 열고 내정한 뒤 이사회를 거쳐 주주총회 의결을 받는 구조다. 이르면 1월 늦어도 2월 중에 연임 여부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조선비즈

배재훈 HMM 사장.




업계에선 배 사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HMM이 컨테이너선 운임 호황에 힘입어 올해 분기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기 때문이다. HMM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 매출 9조3511억원, 영업이익 4조6790억원을 냈다. 4분기 실적도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HMM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8500억원, 영업이익 2조1400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관리 체제 변화를 앞두고 안정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도 연임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요소다. HMM은 2018년부터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의 공동 관리를 받고 있다. 지난해 1년 연장된 ‘경영정상화계획 및 경쟁력 제고방안 이행 약정’이 올해 말로 종료되는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빠지고, 해양진흥공사 단독 관리체제로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일단 올해 말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의 공동 관리가 끝나고, 내년부터 해양진흥공사가 전담 관리하기로 돼 있다”며 “최근 HMM 실적이 굉장히 좋아져서 이제 우리는 손을 뗄 때가 되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단계적 매각 추진 의지도 밝혔다. 이 회장은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지분이 70%가 넘는데 이를 모두 운용하기가 거의 불가능해 매각이 쉽게 되도록 지배주주 지분만을 내놓고는 단계적으로 시장에 매각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현재 HMM 최대 주주는 산업은행으로 20.69%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인 해양진흥공사는 19.96%다. 두 기관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사채(CB)까지 고려하면 HMM 보유 지분은 산업은행 36.02%, 해양진흥공사 35.67% 등 71.68%가 넘는다. 지분을 일괄 매각하기 어려운 규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배 사장이 연임하면서 임기가 1년이었던 것도 매각 문제 때문이었다”며 “매각에 시간이 더 필요하고, 경영 성과도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대표를 교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배 사장 전임인 유창근 전 사장의 경우 임기를 2년 남기고 교체됐던 만큼 예단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산업은행의 선택이 중요하다”며 “실적만으로 연임 여부를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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