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정비업체 94% “수리비용 보험사가 삭감”에 보험업계 “과잉 수리 방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자동차 정비업소. (※ 기사와 직접관련이 없습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지역 자동차 정비업체 10곳 중 9곳이 보험사로부터 수리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보험사들이 일방적으로 수리 비용을 삭감하는 등 갑질을 해 정비업체의 피해가 크다는 주장이다. 경기도의 조사 내용에 대해 보험업계에선 “보험금 인상 등 소비자 피해 등은 고려하지 않고 정비업계 주장만 일방적으로 반영했다”며 반발했다.



정비업체 94.7% “보험회사가 수리비 삭감”



경기도는 ‘자동차 보험 수리 관련 보험사 불공정거래 실태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지난 6~11월 도내 정비업체 46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조사에 참여한 정비업체 중 보험사에 제출한 수리비 청구액이 전액 그대로 수령한 비율은 5.3%였다. ‘삭감됐다’는 응답은 94.7%에 달했다. ‘10% 삭감됐다’는 응답이 56.9%로 가장 많았고, ‘10~50% 삭감’은 29.8%, ‘50% 이상 삭감’도 8%나 됐다. 정비업체의 57.2%는 “수리비 청구액이 삭감된 이유를 전달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업체들이 청구한 수리 비용을 온전히 받지 못하는 이유는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면 정비업체가 우선 수리하고 보험사가 나중에 손해 사정을 통해 수리비(보험금)를 책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정비업체의 89%는 ‘보험사의 자동차 정비요금의 책정 기준이 부적정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임금 인상률이나 원재료비 등을 반영하지 않거나(79.5%), 현실에 맞지 않는 기준을 반영(67.9%)했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경기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보험사가 특정 정비 비용 청구프로그램을 이용하도록 요구(30.3%)하고 작업시간 축소(37.9%), 수리범위 제한(37.9%) 등 갑질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의를 제기하거나 지시를 불이행하면 수리비용이 삭감됐다’는 답변도 29.5%로 나타났다.

정비업체의 74.4%는 보험사와 공정한 거래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표준계약서가 필요하다고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중소벤처기업부에 전달하고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표준정비수가계약서 도입 등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과잉 정비 등으로 인한 보험료 인상 우려도



경기도 조사 결과에 대해 보험업계는 “정비업계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반영했다”며 반발했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보험사가 손해 사정을 통해 수리비를 책정하는 이유는 정비업계의 과잉 수리나 작업시간 부풀리기 등으로 인한 소비자의 보험료 인상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경기도가 정비업계의 문제 등은 외면하고, 모든 책임을 보험사에 돌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보험업계와 정비업계의 자동차 보험 수리비 갈등은 해묵은 사안이다. 국토교통부 등 정부 부처가 나서서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

정비업계가 ‘선 수리, 후 보상금 책정’ 방식에 반발하면서 ‘선 손해 사정제’가 도입되기도 했다. 보험사가 정비업체의 수리 견적서에 대한 손해 사정 내용을 차주와 업체에 먼저 제공한 후에 수리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정비업체들이 “불편하다”며 반발했다고 한다.

보험업계는 과잉 수리 등 정비업계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정비업계가 주장하는 표준정비수가계약서 도입은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어서 다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 등과 고민하는 중”이라며 “이런 과정에서 경기도가 정비업계의 의견만 반영한 조사 계획을 발표해 경기도에 항의한 상태”라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올해 초 보험사에서 부당한 일을 당했다는 정비업체의 민원이 다수 접수돼 실태조사를 하고 결과를 발표한 것이지 한쪽의 편을 든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한 공론화 자리가 마련되면 보험업계도 입장을 밝히면 된다”고 덧붙였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