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1 (토)

삼성전자, 한종희·경계현 투톱 체제로…뉴삼성 방점 찍은 JY(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김흥순 기자, 이혜영 기자, 정현진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가전·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사령탑 3명을 전원 교체했다. 반도체 부문(DS)을 이끈 김기남 부회장은 회장으로 승진해 미래 기술 개발의 산실인 종합기술원을 이끈다. DS 부문장 후임은 삼성전기 대표이사였던 경계현 사장이, 하나로 통합한 소비자가전(CE)과 IT·모바일(IM) 조직은 사장에서 승진한 한종희 부회장이 맡아 '투톱' 체제로 삼성전자를 끌어간다.

이번 인사를 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강조한 ‘미래준비’에 방점이 찍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와 가전,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인공지능(AI)과 차세대 이동통신, 소프트웨어 등 제품 혁신의 밑바탕이 될 기술력을 동시에 끌어올리기 위해 해당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낸 인사들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등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이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창의와 도전 정신을 갖춘 조직문화를 뿌리내리는 데 힘을 실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가전·모바일 사령탑 전원 교체…김기남 회장 승진
아시아경제

김기남 삼성전자 회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7일 회장 1명, 부회장 2명, 사장 3명 승진과 위촉 업무 변경 3명 등 총 9명 규모의 2022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예상을 깨고 3개 부문장을 모두 바꾼 게 이번 인사의 핵심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변화를 위해 성과에 기반한 과감한 세대 교체와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은 인사"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10년간 유지해왔던 DS, CE, IM 등 3개 부문 체제를 DS와 세트 등 2개 부문으로 재편했다. 2013~2017년 권오현·윤부근·신종균에서 2017~2021년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등 3인 체제를 지나 투톱 체제로의 변화다. 조직간 경계를 뛰어넘는 전사 차원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사업을 전담하는 DS 부문장에는 김 회장 후임으로 경 사장이 임명됐다. 삼성전자에서 메모리 반도체 개발을 주도했던 설계 전문가인 경 사장은 반도체 기술 초격차 유지의 특명을 받고 친정으로 복귀했다. 김 회장은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처럼 종합기술원 회장으로서 미래 기술 개발과 후진 양성에 힘쓴다.

가전과 스마트폰을 주력으로 하는 세트 사업은 한 지붕 아래 모였다. TV 개발 전문가 출신인 한 부회장은 사업부 간 시너지를 높이고 전사 차원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해 세트 사업의 도약을 이끌어야 한다. 이 부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정현호 사업지원TF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의 미래를 책임질 중장기 사업 전략을 짜는 등 사실상의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정 부회장이 한다.
아시아경제

최경식 삼성전자 북미총괄 부사장과 삼성전자 DS 부문 시스템 LSI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인 박용인 부사장은 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김수목 삼성전자 법무실 송무팀장 부사장도 세트 부문 법무실장 사장에 올랐다. 박학규 삼성전자 DS 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은 세트 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으로, 강인엽 DS 부문 시스템 LSI사업부 사장은 DS 부문 미주총괄 사장으로 업무가 변경됐다.
뉴삼성 방점 찍은 JY, 미래혁신 성과 낸 인재에게 힘 실어줬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영전하는 김 신임 회장은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부로 통하는 DS 부문장으로 이룩한 성과를 바탕으로 샐러리맨 출신 회장의 반열에 올랐다. 그가 총괄하게 될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반도체뿐 아니라 세트(완성품) 사업과 연계할 미래기술을 연구하고 후진 양성을 주도하는 핵심 조직으로 불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 미래를 구상하는 종합기술원을 이끌기 위해서는 사업 부문에서 이룩한 특출한 성과와 경험은 물론 통찰력까지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D램 연구를 주도하는 개발자 출신으로 삼성전자에서 메모리와 비메모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부를 두루 거쳤다. 삼성전자는 그가 2017년 11월 DS부문장을 맡은 이후 글로벌 반도체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냈다. 지난 3분기 기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매출 26조4100억원으로 역대 최대실적을 올렸고, 영업이익도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 도래했던 2018년 3분기 이후 3년 만에 10조원을 돌파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시장 점유율은 세계 1위를 달린다.

여기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비롯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2030년까지 세계 1위 등극을 목표로 투자와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의 역대 최대실적과 글로벌 1위 도약 등 고도 성장에 크게 기여한 공을 감안해 김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켰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의 이번 승진을 두고 권오현 전 회장에 이어 또다시 ‘샐러리맨 회장’ 신화를 썼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40년을 반도체에 올인,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1위’ 왕좌를 지키는 데 공을 세운 김 회장의 이번 승진은 입사 40년 만에 이뤄졌다. 1981년 삼성전자에 들어온 이후 메모리 사업부장, 시스템LSI 사업부장,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DS부문 반도체 총괄 사장을 두루 거쳤다. 이러한 커리어는 신입사원으로 삼성 반도체에 입사해 메모리, 시스템LSI, DS부문장 등을 거쳐 삼성전자 회장에 올라 샐러리맨의 성공 신화로 통하는 권 전 회장과 맥을 같이 한다.
아시아경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인사에서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한 한 사장은 CE와 IT·모바일(IM) 부문을 통합한 세트 부문장을 맡는다. 이곳에서 신사업과 신기술 등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한 부회장은 TV 개발 전문가 출신으로 2017년부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를 이끌며 삼성전자의 TV 사업이 지난해까지 15년 연속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데 기여했다. 올해 16년 연속 1위 수성이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한 부회장이 검증된 역량을 토대로 IM과 CE 사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새로운 삼성 도약 ‘키맨’ 낙점…미래사업 발굴 속도 붙을 듯
이번 인사에서 이 부회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정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당초 재계에서는 삼성이 과거 미래전략실에 버금가는 ‘컨트롤타워’ 조직을 신설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정 부회장을 선임하면서 이 같은 추측을 뒤집었다. 대신 정 부회장이 이끄는 사업지원TF를 중심으로 새로운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 뉴삼성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업지원TF는 전략과 인사 등 2개 기능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와 관계사의 공통 이슈를 협의하고, 미래사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정 부회장의 승진은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다소 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정 부회장은 2015년 사장으로 승진해 2017년 사장으로 승진한 한종희 부회장보다 2년 빨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의 승진으로 사업지원TF가 담당하는 역할 중 특히 미래사업을 발굴하는 데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이 부회장이 최근 뉴삼성에 대한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힌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2016년 이후 5년 만에 나선 미국 출장길에서 "미래 세상과 산업의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면서 우리의 생존 환경이 극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추격이나 뒤따라오는 기업과의 ‘격차 벌리기’만으로는 이 거대한 전환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하고,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1주기 추모식에서는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고 당부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240조원 규모의 미래준비를 위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최근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중장기 지속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인사제도 개편안을 발표하는 등 ‘뉴삼성’을 위한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번 회장·부회장 승진 인사를 통해 미래준비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부사장 이하 2022년 정기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SDI·전기 수장도 교체…‘전자 출신’ 최윤호·장덕현 내정
삼성전자의 사령탑 3명이 모두 교체된 가운데 삼성SDI와 삼성전기 등 삼성전자 계열사 수장들도 대부분 바뀌었다. 사업·기술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SDI는 7일 전영현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신임 대표이사로 삼성전자 최윤호 사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전 부회장은 배터리 사업을 크게 성장시키며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한 공을 감안해 승진하고 향후 이사회 의장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와 경영 노하우 전수 등 후진 양성에 기여할 예정이다.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최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구주총괄 경영지원팀장, 사업지원TF 담당임원, 전사 경영지원실장을 거치며 글로벌 사업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배터리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사업 경험과 재무 전문가로서 사업운영 역량을 갖춘 최 사장이 삼성SDI의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삼성SDI는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삼성전기도 같은 날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장덕현 삼성전자 부사장을 승진, 내정했다. 경계현 사장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곧바로 신임 사장 자리를 채운 것이다.

장 사장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솔루션개발실장, 시스템LSI사업부 LSI개발실장, SOC개발실장, 센서사업팀장 등을 역임한 반도체 개발 전문가로 메모리, 시스템반도체 등 다양한 제품의 기술리더십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는 장 사장의 취임으로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를 비롯한 주요 제품에 있어 기술경쟁력을 갖춰 글로벌 톱 부품회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말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에 오른 최주선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유임했다. 올해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한 삼성의 차세대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상용화 등을 통해 디스플레이시장에서의 미래 먹거리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이혜영 기자 hey@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