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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보여주기 ‘쇼’하려다 소모적 논란만 낳은 與野 영입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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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동아일보

피부과 전문의 함익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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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5일 피부과 의사 함익병 씨의 공동선대위원장 내정 인선을 철회했다. 함 씨가 과거에 했던 “여자는 국방의 의무를 지지 않으니 4분의 3만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독재가 왜 잘못인가. 더 잘살 수 있으면 왕정도 상관없다” 같은 발언이 논란을 낳자 내정 발표 7시간 만에 전격 취소한 것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에선 이재명 대선 후보의 1호 인재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됐던 조동연 서경대 교수도 개인적 가정사 문제가 불거지면서 자진 사퇴했다.

선거철만 되면 각 진영이 ‘새 피 수혈’ 명목으로 영입 경쟁에 나선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만큼 기성 정치권이 스스로 인재 풀의 빈곤을 드러내는 꼴이지만, 때론 고인 물 같은 정치에 생명력을 돌게 만드는 역할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참신함을 내세운 정치권의 무리한 영입 경쟁은 정치 입문을 인생 도약의 기회로 삼으려는 개인의 욕망과 맞물리면서 사달이 나기 일쑤였고, 논란에 휘말려 중도 퇴장한 실격자도 적지 않게 생겨났다.

이번 두 사람의 낙마도 예외가 아니다. 우선 각 진영이 영입한 인사에 대해 사전에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부터 의문이다. 함 씨의 경우 과거 언론 기사만 검색해 봤다면 논란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텐데도 국민의힘은 그를 선거에 이용하려는 욕심에 기초적 검증마저 소홀히 했고 논란이 일자 서둘러 없던 일로 해버렸다. 조 교수의 경우도 비록 본인이 밝히지 않으면 모를 개인사라지만 민주당은 의혹이 나오자마자 부인부터 하면서 일을 키웠다. 이제 조 교수가 차마 자기 입으로 꺼내기 어려운 사연까지 공개하며 가족의 보호를 호소하고 있지만, 정치는 그를 지켜주지 못하고 있다.

여야 정치권의 인물 영입은 향후 정책과 노선에 따른 맞춤형 전문가 인재 발탁이어야 한다. 인물의 자질과 역량, 이력까지 철저한 검증은 물론이고 향후 그가 맡게 될 역할까지 감안한 것이어야 한다. 물론 정치에 나서려는 사람 역시 모든 게 탈탈 털리는 공적인 검증대에 당당히 설 자신이 있어야 한다. 선거철마다 되풀이되는 보여주기용 영입 쇼는 정치적 소극이나 개인적 수모로 끝나지 않는다. 그런 정치를 보고 국민은 더 큰 불신과 혐오를 키울 것이다. 무책임한 영입 경쟁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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