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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하랴 방역패스 확인하랴… 두손든 식당 “또 고통은 우리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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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오미크론 복합쇼크] 방역패스 시행 첫날… 주인도 손님도 혼란

접종확인 앱 설치해야 출입 가능, 스마트폰 서툰 어르신들 난감

독서실 “혼밥 되는데 혼공 안되나” 1인가게 “손님 몰리면 확인 못해”

무인점포 “직원 새로 뽑아야하나”… 백화점·마트 등 제외 형평성 논란

자영업자 “지원 없이 부담 떠넘겨”

정부의 방역 패스 확대 지침이 적용된 첫날인 6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의 한 해장국집. 두 테이블에 손님이 있었지만, 주인 이모(49)씨는 모두 방역 패스 확인을 받지 못했다. 그는 “접종 정보가 연계된 QR코드를 찍거나, 종이 접종 증명서를 보여달라고 했는데 손님들이 둘 다 없다고 하더라”며 “손님한테 나가라고 할 수 없어 그냥 받았다”고 했다.

조선일보

4주 동안 사적 모임 최대 인원이 수도권 6명, 비수도권 8명으로 축소되고 식당과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 방역패스가 적용된 6일 오후 서울의 한 식당의 연말 예약 일정이 적힌 달력에 취소 표시가 되어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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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테이블 손님은 스마트폰이 아닌 피처폰을 쓰고 있어 QR코드를 내지 못했고, 다른 테이블 손님은 QR코드는 보여줬지만 접종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스마트폰에 방역 당국에서 백신 접종 정보를 제공하는 앱(COOV 앱)이 함께 깔려 있어야 하는데 설치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손님들 모두 종이 접종 증명서도 없었다. 이씨는 “하루에 손님이 80여 명 오는데 어르신이 많다 보니 그중 절반은 스마트폰이 아니거나, 백신 접종 증명서 앱이 깔려있지 않다”며 “일주일 뒤면 계도 기간이 끝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했다.

방역 당국은 6일부터 전국 식당·카페를 비롯해 학원, 영화관, 독서실, PC방 등 16업종에 방역 패스를 확대 적용했다. 하지만 방역 패스의 개념을 자영업자와 손님 모두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스마트폰 인증이 필요하다 보니 현장에서는 혼란이 빚어졌다.

방역 패스는 해당 업종 매장에 출입할 때 백신 접종 정보가 연계된 QR코드를 찍어 “접종 완료 후 14일이 지났습니다” 하는 안내가 나오거나, 종이로 된 접종 완료 증명서를 보여줘야 출입할 수 있는 제도다. 신분증에 주민센터에서 발급한 접종 완료 스티커를 보여줘도 된다.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못한 사람은 코로나 검사(PCR 검사)를 받아 48시간 이내에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확인서를 제시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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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패스 확인하고 입장하세요” - 6일 낮 서울의 한 식당에서 식당 직원이 통로에 서서 점심을 먹으러 온 손님들의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이날부터 2명 이상이 식당이나 카페에 들어가려면 백신 접종 증명서나 PCR(유전자증폭검사) 음성 확인서를 직원에게 보여줘야 한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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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패스 확대 적용에, 특히 매장을 혼자 운영하는 ‘1인 가게’의 불만이 컸다.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혼자 카페를 운영하는 최모(29)씨는 “오전엔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했는데, 손님이 바짝 몰리는 점심시간엔 방역 패스 확인을 그냥 포기해버렸다”며 “커피 내리랴, 방역 패스 확인하랴 두 손이 모자랄 지경”이라고 했다. 1인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요리하다 방역 패스 확인하러 나가야 할 판”이라고 말한다. 서울 종로구에서 숯불갈비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59)씨는 “정부에서 인건비를 지원해주는 것도 아니고 매번 우리한테만 부담을 줘 화난다”고 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무인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안모(46)씨는 “직원 없이 무인 키오스크로만 운영하고 있는데 방역 패스 확인을 위해서 하루 종일 사람이 상주해야 하는 거냐”며 “식당, 카페는 미접종자 출입을 1인까지 허용해 ‘혼밥’ ‘혼커피’가 되는데 1인 이용자가 대다수인 스터디카페는 왜 예외 없이 방역 패스를 확인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정부는 현장의 혼란을 감안해 1주일을 계도 기간으로 둬, 13일부터 제도를 본격 적용하기로 했다. 이날부터 위반 사례가 적발되면 이용자에겐 10만원, 업주에겐 150만원 과태료가 부과된다. 영업 정지 처분도 가능하다.

백화점, 상점·마트와 종교 시설 등에는 방역 패스가 적용되지 않아 형평성 논란도 나온다. PC방을 운영하는 배은석(34)씨는 “오늘도 접종 증명서를 보여달라고 요청했더니 손님들이 그냥 나가버리더라”며 “일부 시설에만 적용되는 방역 패스는 불합리하다”고 했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지속된 코로나 방역 규제로 심각한 매출 감소가 발생해, 방역 패스 관리 인력조차 고용할 수 없다”며 “정부가 무책임하게 명확하지 않은 기준으로 방역 패스를 적용하고, 어기면 과태료를 부과하면서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범법자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접종자 본인을 위해서라도 방역 패스 적용은 필요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상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 감염 위험이 낮은 업종은 대상에서 빼는 등 조율이 필요하다”고 했다.

☞방역패스

코로나 백신을 2차까지 접종 완료한 사람에 한해 주요 다중이용시설 출입을 허용하는 제도. 미접종자는 코로나 검사 음성 확인서(48시간 이내 발급), 접종이 어렵다는 의사의 증명서 등을 제시해야 한다.

[한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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