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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是是非非]그들은 왜 조동연을 지키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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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성폭력 때문임을 알게 됐지만 더불어민주당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에 내정됐던 조동연 교수를 둘러싼 사생활 의혹을 처음 들었을 때, 사람들은 불륜을 의심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혼외자를 두게 된 이유가 불륜이든 아니든 그것이 왜 사퇴의 이유가 돼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그를 영입하려던 민주당의 후속 대응 방식이다. 이재명 대선후보는 이 일을 두고 "모든 책임은 후보인 제가 지겠다"고 했다. 그 책임이란 조 교수의 사생활을 더 면밀하게 알아보지 못한 책임인가. 사전에 혼외자 존재 사실을 알았다면 영입하지 않았을 것이란 뜻인가. 노웅래 민주연구장은 한 술 더 떠 "과열된 인재 영입 과정에서 생긴 인사 검증 실패"라 규정하면서 "엄중하게 검증해 조치하는 게 맞다"고 했다.

물론 더 많은 민주당 인사들은 조 교수 사생활에 대한 과도한 관심, 개인정보 노출 등을 비판하며 조 교수의 삶을 응원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당당하게 걸어가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그러나 그 당당한 걸음이 민주당 선대위 밖이어야 한다는 태도는 이중적이다. 민주당의 그 누구도 조 교수가 직책을 유지해 선대위를 이끌어야 한다고 당을 압박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않는다. 그의 반강제적 자진 사퇴가 부당한 일이라 생각하면서도 선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것일 테다.

우리 사회는 공직자 검증대에 그의 사생활 문제를 올려놓는 것에 대체로 합의를 이룬 것 같다. 해당 직무를 수행할 능력과 무관하거나 불법이 아니라 해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일탈 행위는 공직자가 될 자격과 관련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찬반이 있을 수 있겠으나 사회에 널리 유통되는 인식에 굳이 맞설 생각은 없다.

그러나 조 교수가 맡으려 했던 특정 정당의 선대위원장 자리까지 이 잣대를 들이대는 게 맞는가에는 생각을 달리한다. 사회가 사안을 ‘불륜’이라 여기고 있을 때를 전제로 해도 그렇다. 사생활이 있는 이들의 공직을 제한해 얻어지는 사회적 이익은 불분명하지만 그로 인한 피해는 비교적 뚜렷하다는 진중권 교수의 지적은 합당하다. 심지어 민주당 선대위원장을 일반적 의미에서 공직이라 볼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독려하기 어려운 일탈 행위를 저지른 자라도 ‘성공한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사회적 경험을 걱정하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사생활과 공직자의 자격을 뒤섞은 역사는 오래지만, 그로 인해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윤리의식이 더 강해졌다는 증거는 없다. 반면 개인에게는 더 많은 상처, 사회에게는 더 많은 인재를 잃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은 분명하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회는 두 사안에 각각의 가치판단 기준을 세우되, 그 둘을 합리적으로 구분할 줄 아는 곳이다.

다시 민주당의 대응 방식으로 돌아와, 조 교수의 사퇴를 수용해 빨리 논란에서 벗어나려는 선거 전략은 성공적이지 못할 것이다. 당장의 지지율 하락을 면할 수는 있겠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 인사 여럿이 말했듯, 혼외자를 둔 여교수는 왜 정치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인지, 많은 사람들은 명쾌한 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조 교수를 굳건히 지키는 방식으로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인식에 정면 승부하는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 그렇게 하지 못한 타협은 현 대선판의 뜨거운 키워드인 중도층 흡수 그리고 MZ 세대의 호평으로 이어질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인지 모른다.
아시아경제

신범수 정치부장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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