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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예능 나온 대선후보들…李 “대학서 새 세상 봤다”·尹 “정치는 좋은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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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일 예능 방송에 나란히 출연했다. 서울 노포에서 차례로 허영만 화백과 가벼운 담소를 나누며 정치에 입문한 소감부터 ‘수저’ 논란까지 소회를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일일 식객으로서 허 화백과 을지로의 한 오래된 식당을 찾았다. 메뉴판 없이 점심 백반을 제공하는 식당에서 10여 가지의 반찬을 먹으며 대화를 나눴다.

자신을 ‘무수저’라고 표현한 그는 인생에서 가장 후회스러운 일로 “형님(이재선 씨)하고 화해를 못 한 게 제일 안타깝다”고 했다.

정치를 시작한 이유에 대해서는 “원래 나 혼자 잘 먹고 잘살 생각이었는데 대학에 입학하고 전혀 새로운 세상을 보았다. 당시 표현으로 ‘의식화’되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가끔은 저도 (욕을 너무 많이 먹으니) '내가 왜 이러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너무 극렬한 상황을 겪으니…”라며 “그래도 되돌아가면 가장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이 후보와 허 화백의 식사 자리에는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가 깜짝 등장했다. 이 후보는 “저는 (김 씨와) 결혼하기로 마음 먹었으니 가족사 등을 다 보여주었다. 속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프러포즈로는) 제가 어릴 때부터 쓴 일기장을 이만큼 모아서 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2008년 선거에 나갈 때 (아내 김 씨가) 도장 찍고 나가라더라”라며 “그때는 견뎠는데 당시 당에서 본인만 뗄 수 있는 배우자 전과기록을 내라고 했고, 아내가 안 떼주었다”고 전했다. 이에 김 씨는 웃으며 “제가 먼저 도장 찍고 ‘여기 찍어라’라고 했는데도 안 찍고 버텼다. (선거) 나가기만 하면 떨어지니까…”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허 화백과 종로구의 40년 된 칼국수 식당을 방문, 돼지고기 수육과 칼국수, 굴무침을 즐겼다.

허 화백이 “아버님이 학교에 재직하셔서 궁하게 크시진 않은 것으로 안다. 금수저인가, 은수저인가”라고 묻자 윤 후보는 “뭐, 금은 아닌데 수저는 집에 있기는 했다”라고 에둘러 말했다. 그는 20년간 검사로만 일하다 대선에 출마한 소감을 묻자 “사실 엄두가 안 났다”고 했다.

윤 후보는 “국회의원 (선거)도 아니고 대선인데”라며 “공무원 하다 나온 사람이 조그마한 가게를 내는 것도 아니고 대기업을 차리는 것 아니냐”라고 표현했따.

대선 도전에 대한 아내 김건희씨의 반응을 묻자 “저희 집사람은 정치할 거면 가정법원 가서 도장 찍고 하라고 하더라. 아주 질색했다”고 말했다. 또 “집에서는 제가 요리를 다 한다”며 “집사람은 라면도 꼬들꼬들하게 못 끓인다고 하더라. 제가 먹고 싶은 것 요리해 가져다 두면 집사람도 같이 먹는다”라며 가정적인 면을 부각했다. 윤 후보의 부인 김 씨는 이날 방송에 직접 출연하지 않았다.

대선 도전으로 정치에 처음 뛰어든 윤 후보는 “정치가 정권교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면도 있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좋은 공부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선거운동을 하며) 배우는 게 많다”며 “민주주의나 법치주의 같은 것을 헌법 책에서만 보고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다가 시장 등을 돌다 보니 이게 실제로 느껴지더라”라며 “국회의원 시장·군수 같은 분들을 다시 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자신을 음식에 비유해보라는 허 화백의 질문에 이 후보는 숭늉과 김치를, 윤 후보는 김치찌개를 각각 꼽았다. 이 후보는 “지향이라면 마지막에 싹 깨끗하게 정리하는 숭늉이 되고 싶다. 그런데 현실이라면 제일 중요한 김치 같은 것 아닐까”라고 했다. 윤 후보는 “심플하고 단순한 것 좋아한다. 제일 만들기 편하기도 하고 가장 자주 먹는다”고 밝혔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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