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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행했던 이준석, 동선에 공통점?…다 ‘계획’이 있었나[정치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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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장제원 의원 사무실 찾아

순천·여수, ‘대표 패싱’ 첫 장소

제주, 元 ‘녹취록 파동’과 관련

울산, 과거도 ‘대표 패싱’ 거론

‘尹과 기싸움’ 이준석 잠행 행보

우연의 일치? 고도의 전략?

尹·李, 울산서 갈등 극적 봉합

헤럴드경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일 오전 제주시 연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직접 차량을 운전하며 주차장을 나오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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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우연의 일치였을까, 고도의 전략이었을까. 사실상 당무를 중단하고 지역 현장을 나흘간 돌았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동선과 발언에 ‘계산’이 섞여있었다는 말이 4일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됐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휴대폰을 꺼놓은 채 돌연 ‘증발’했다. 그는 전날까지 부산, 순천, 여수, 제주에 이어 울산을 방문했다. 그런데 이 대표가 그간 찾은 지역은 우연찮게도 ‘대표 패싱’ 혹은 ‘소통 논란’ 등과 연관이 있는 곳이었다. 두 사람의 갈등은 전날 울산에서 극적 봉합됐다. 앞서 이 대표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체제의 선거대책위원회 인선·구성 중 대표 패싱 논란으로 서울을 떠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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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전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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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이 대표는 먼저 부산에서 포착됐다.

이 대표 측은 지난 1일 사진과 공지문을 내고 같은 날 오전 10시께 부산 사상구의 당협사무실을 방문했다. 주목할 점은 부산 사상구가 윤 후보의 최측근으로 거론되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라는 것이다. 장 의원은 윤 후보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장 의원은 전날 이 대표를 향해 “후보 앞에서 영역 싸움은 부적절하다”며 “선대위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모든 논란은 ‘나 중심으로 선거운동을 하겠다’, ‘나한테 더 큰 권한을 달라’, ‘나는 왜 빼느냐’는 것”이라고 저격키도 했다. 이 대표가 장 의원을 우회 저격하기 위해 굳이 이곳을 찾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또, 전날 윤 후보의 최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이 윤 후보 지시로 이 대표의 서울 노원구 사무실을 통보 없이 찾은 데 대해 맞불을 놓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따라붙었다.

다만 이 대표 측은 이에 “당원 증감 추이 등 지역 현안과 관련해 당직자들과 대화를 나눴다”며 “격려 차원의 방문”이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이성권 부산시 정무특보와 부산 해운대에서 회동해 가덕신공항 등 지역 현안을 논의하고,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만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오후 전남 순천·여수로 이동했다.

이 대표는 과거 순천·여수 출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을 때 윤 후보에게 처음으로 ‘패싱’을 당했다. 윤 후보는 지난 7월30일 국민의힘 입당을 전격 발표했다. 당일 오전 당사에서 입당원서를 제출했다. 당시 이 대표는 여순사건 희생자 유족 간담회를 위해 이 지역을 방문 중이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휴가였다. 이 때문에 윤 후보의 입당 원서는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이 받았다. 당시 윤 후보는 이 대표의 지역 방문일정을 몰랐다며 과잉 해석을 경계했다. 사전 교감이 있었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당시 “입당 전에는 윤 전 총장(윤 후보)과 통화를 한 적이 없고, 서울로 돌아오는 항공편에 착석한 후 통화가 있었다”고 불쾌함을 표했었다.

이 대표는 순천에서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변호사)을 만났다. 천 위원장은 “이 대표는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위기감이 해결되지 않는 한 서울로, 빈손으로 쉽사리 올라갈 생각은 없어보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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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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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의 2일 일정은 제주였다.

이 대표는 지난 8월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이른바 ‘윤석열 곧 정리’ 발언 논란과 관련해 녹취록 공방을 벌였다. 원 전 지사가 “이 대표가 내게 ‘윤 전 총장(윤 후보)은 금방 정리된다’고 말했다”고 주장하고, 이에 이 대표가 원 후보와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양측이 진실 공방을 벌인 사건이다. 양측의 신경전으로 경선 버스는 출발도 하기 전에 휘청였다. 이 대표와 원 전 지사 모두 적지 않은 비판에 노출됐다. 두 사람은 그 다음 달에야 ‘떡볶이 회동’을 갖고 화해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원 전 지사는 현재 윤 후보 중심의 국민의힘 선대위에서 정책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 대표는 제주에선 오임종 제주 4·3희생자유족회장 등을 만났다. 그는 “희생자 배보상비 지급기준 등을 담은 제주 4·3특별법 개정안 국회 통과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제주 봉개동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참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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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울산시당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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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전날 제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울산 땅을 밟았다.

이 대표는 지난달 10일에도 윤 후보의 광주행에 동행하지 않고 울산의 한 요소수 제조업체를 방문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선 이 대표와 윤 후보 사이 소통에 대해 의구심 어린 시선을 보냈었다. 이 대표는 당시 한 언론 인터뷰에서 광주 동행 여부를 묻는 말에 “그날 매우 중요한 선약이 있다. 사드 기지 방문”이라며 “이런 게 먼저 일정을 조율해야 하는 내용인데, 언론 보도를 보면 (광주에)같이 가기로 한 보도도 있더라. 저랑 논의된 것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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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제주시 연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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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잠행하고 있는 이 대표의 공개 발언 중 가장 주목 받은 것은 “당 대표는 적어도 대통령 후보의 부하가 아니다”라는 말이었다. 이 또한 ‘뼈’가 있었다는 평이다.

그는 지난 2일 JTBC 뉴스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저는 후보에게 배려를 받을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다. 지금까지 대통령 후보 또는 대통령이 당을 수직적 질서로 관리하는 모습이 관례였다면 이를 깨는 것부터 신선함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했던 말의 울림이 지금의 윤 후보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똑같이 말씀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해 10월22일 당시 검찰총장일 때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을 향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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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일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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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최근 자신이 연락을 끊기 전 페이스북에 남겼던 ‘^_^p’ 이모티콘에 대한 의미도 밝혔다. 그는 “저는 홍보 업무 외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제 역할에 대해 선을 그은 것”이라며 “웃는 표정과 p자를 올린 것은 백기를 든 것”이라고 했다. 당초 해당 이모티콘은 엄지 손가락을 아래로 내리는 모양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이 대표는 “많은 분들은 로마 시대 때 (상대방을)살리고 죽이고(를 상징하는 표현으로) 이걸 썼다고 하는데 p는 백기의 의미”라며 “제가 그 안에서 더 이상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들과 익명으로 다투면서까지 제 의견을 개진할 의사가 없다는 걸 백기로 쓴 것이다. 파리떼 당신들이 이겼다고(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표와 윤 후보의 갈등은 전날 극적으로 봉합됐다. 두 사람은 울산 울주의 한 음식점에서 김기현 원내대표와 함께 한 만찬 회동을 통해 “국민의 정권교체 열망을 받들어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일체가 돼 가기로 했다”고 합의했다고 윤 후보 측 김기흥 선대위 수석부대변인과 이 대표 측 임승호 당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브리핑했다.

이들은 "대선에 관한 중요사항에 대해 후보자와 당 대표, 원내대표는 긴밀히 모든 사항을 공유하며 직접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젊은 세대에 대한 적극적인 소통과 정책 행보가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 의견을 같이 했다"고 강조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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