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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 달 자해극 끝낸 野, 국정 청사진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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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선출된 이후 한 달이 되도록 선대위 출범도 못 한 채 내부 분란을 이어가다 뒤늦게 사태를 봉합했다. 하지만 당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고 지방을 전전하는 일까지 벌어진 것은 국민들이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선대위 구성에 대한 이견, 윤 후보 측과 벌인 감정싸움이 원인이었다고 한다. 윤 후보 측근들의 ‘문고리’ 논란도 여전히 잠재해 있다. 대선을 석 달 앞두고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하기는커녕 눈살 찌푸리게 하는 자해극만 벌였다.

윤 후보는 이날 이 대표를 울산에서 만나 갈등을 풀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총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기로 했다. 이 대표가 당무 이탈한 지 나흘 만에야 뒤늦게 합의를 한 것이다. 이에 앞서 이 대표는 “선대위 인선과 전략에 큰 변화가 없다면 출범식에 불참하겠다”고 했다. 자신을 근거 없이 험담한 윤 후보 측근들을 인사 조치하라고 했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실정에 대해 제대로 싸우고 비판한 적이 없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런데 당내 싸움에는 적극적이었다. 그의 당내 시위는 2016년 총선에서 당대표가 공천 당무를 거부하며 부산으로 내려간 ‘옥새 파동’을 연상케 했다. 이 대표가 선대위 쇄신을 주장하는 것도 그 나름대로 당을 걱정한 결과였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대선 후보와 벼랑 끝 싸움을 벌일 일은 아니었다.

윤 후보는 내분 사태에도 사실상 손 놓고 있었다. 후보의 일부 측근이 전횡하고 있다는 ‘문고리’ 논란에 대해서도 말이 없었다. 경선 직후 여당 후보에게 크게 앞서가던 윤 후보 지지율은 두 주 사이에 곤두박질치면서 접전을 벌이는 양상으로 변했다. 정권 교체 여론은 정권 유지론에 비해 15%포인트 안팎 높은데 지지율 차이는 거의 없다는 건 윤 후보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대선 후보는 선대위 하나 꾸리지 못하고, 당대표는 틈만 나면 자기 당 대선 후보를 헐뜯는 자해극을 벌이고 있으니 국민이 실망하지 않는다면 그게 이상한 일일 것이다. 지금 국민들이 궁금한 것은 윤 후보가 다음 대통령이 되면 나라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갈 것이냐는 것이다. 그에 대해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다. 윤 후보는 거기에 응답해야 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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