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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 순간] ‘국가대표 1호 비걸’, 와이 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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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브레이킹 댄서 김예리씨

한겨레

김예리(비걸 닉네임 옐)씨가 ‘2021 브레이킹 케이(K) 파이널’ 결승전에서 실력을 뽐내고 있다. 왼쪽은 준우승을 한 전지예(프레시벨라)씨.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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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안 돼’(Why not?)

비걸(B-girl, 여성 브레이킹 댄서) 김예리(21)씨가 ‘와이 낫’(Why not?)이 새겨진 옷을 입고 무대 중앙에 섰다. 2022 항저우 여름 아시아경기대회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2021 브레이킹 케이(K) 파이널’ 대회가 11월27일 서울에서 열렸다. 댄스 경연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에 출연해 화제가 됐던 김씨는 우승을 차지하며 ‘왜 안 돼’를 자신의 몸으로 증명했고, ‘국가대표 비걸 1호’가 됐다. 예리씨는 춤을 배우던 어린 시절부터 ‘왜 안 돼’를 수없이 되뇌었다. 따돌림을 당하던 학창 시절 장기자랑에서 춤을 선보였을 때, 춤추는 걸 반대하는 부모님을 설득했을 때,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브레이킹’(브레이크댄스)에 입문했을 때 등, 여러 고비마다 그는 ‘왜 안 돼’를 소리 높여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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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리씨가 프리즈(한 팔로 거꾸로 선 채 멈추는 동작)를 선보이고 있다. 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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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리씨가 전지예씨의 프리즈 동작을 지켜보고 있다. 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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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가 없는 예술가’(Limitless Artist)

김예리씨의 인스타그램 프로필은 ‘리미트리스 아티스트’(Limitless Artist)다. 김씨는 2018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청소년 여름올림픽 브레이킹 비걸 부문에서 동메달을 땄다. 청소년 대회에서 수상한 김씨는 안주하지 않고, 세계 4대 브레이킹 대회의 하나인 ‘레드불 비씨 원(BC ONE)’ 2019년 한국 예선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청각장애 4급인 김씨는 초소형 삽입형 보청기를 끼고 대회에 출전한다. 간혹 무대에서 소리가 들리지 않는 아찔한 상황이 일어나기도 했다. “음악이 안 들릴 땐 상대 동작을 보며 박자를 맞추고, 속으로 ‘원, 투’를 반복하죠.” 돌발 상황에 대응하는 김씨만의 효과적인 대처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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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리씨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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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 후 김예리씨가 웃음짓고 있다. 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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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전세계 브레이킹 인구를 10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남성이다. 국내의 경우 비보이가 1만명, 비걸은 30여명 정도이다. 세계적인 브레이킹 대회에서 비걸 부문이 마련된 것은 2018년 레드불 비씨 원이 처음이었다. 여전히 여성에겐 브레이킹이 좁은 문이다.

여성, 장애 등 편견에 맞서온 김예리씨에게는 두려울 게 없다. “비걸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김씨는 브레이킹이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24 파리 여름올림픽에서 가장 높은 시상대 윗자리에 서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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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걸 부문 준우승을 한 전지예씨가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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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이 부문에서 우승한 김종호(레온)씨가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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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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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3일치<한겨레> 사진기획 ‘이 순간’ 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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