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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연말특수 기대했는데…” 자영업자들 다시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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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줄고 예약 줄줄이 취소

[경향신문]

서울 관악구 신사동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유덕현씨(62)는 지난 1일 기자에게 “12월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연말 대목 장사가 1년 매출의 30%가량을 차지하는데 올해도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 유씨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소규모 모임 중심으로 예약이 들어왔지만 최근 모두 취소됐다”면서 “오미크론 보도가 시작되면서 저녁 손님마저 급감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소상공인들이 최근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이 확산되면서 망연자실하고 있다. 일부 자영업자들이 행정안전부와 ‘자율방역 실천’이라는 공익 캠페인을 실시하며 방역 강화에 나섰지만, 손님이 줄고 단체예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일 밤 8시 서울 영등포구 ‘먹자골목’의 한 고깃집에는 20여개 테이블 중 한 곳에만 손님이 앉아 있었다. 식당 한쪽에서 뉴스를 보고 있던 주인 박명현씨(63)는 “연말 모임 예약 문의 전화가 갑자기 끊겼다”면서 “오미크론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불확실한 소문에 대해 정부가 사실 여부를 명확히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연말 모임을 취소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공기업에 다니는 김태현씨(51)는 “2년 만에 대학 동창들을 만날 생각에 들떠 있었는데 코로나19 확산과 오미크론 등으로 송년회를 최소했다”며 “안 볼 수는 없어 신년회로 대체했고, 모임 날짜는 상황을 보며 나중에 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 이후 지난 한 달간 영업 규제가 풀렸음에도 자영업자 매출은 크게 반등하지 못했다. 2일 전국 자영업자의 카드 매출을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 통계를 보면 지난달 넷째주(22~28일) 자영업자 매출은 전주 대비 0.5% 상승했다. 첫주 매출은 전주 대비 2.4% 올랐고, 둘째주에는 때이른 한파로 3.9% 하락했다. 셋째주도 1.5% 오르는 데 그쳤다. 업종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평균 매출 상승이 미미한 수준에 머문 것이다.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상대적으로 나은) 식당과 주점이 아닌 노래방 등 고위험시설로 분류된 곳들은 아직도 어렵다”면서 “그나마 경기가 살아나던 곳도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다시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소상공인 관련 경기 전망은 3개월 만에 하락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이달 소상공인의 전망 경기지수(BSI)는 85.4로 지난달보다 2.2포인트 떨어졌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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