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암살 후 6년만
이례적 상영일부터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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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중국 극장에서 한국 영화가 6년여 만에 상영되는 것에 대해 외교부는 “좋은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2일 기자들과 만나 ‘오! 문희’ 개봉이 중국과 본격적인 문화교류 정상화 계기가 될지, 아니면 일시 허용으로 판단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각종 계기마다 중국 측에 문화콘텐츠와 관련한 우리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고, 협의가 잘 진행돼 보다 긍정적인 조치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우 나문희가 주연을 맡은 영화 ‘오!문희’는 오는 3일 중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2015년 9월 영화 ‘암살’ 상영 이래 6년만이다. 중국영화그룹이 수입한 뒤 차이나필름이 배급했고 지난달 30일 중국국가영화국 심의를 통과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 및 ‘한중 문화교류의 해’를 맞아 우리 영화의 중국 내 상영을 포함해 문화 분야 교류 협력이 활성화되도록 중국 측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한국과 미국이 2016년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합의하자 이른바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을 발동해 한국 대중문화 수입과 한류 스타들의 중국 활동 등을 막았다. 이에 따라 중국 본토에서 한국 영화는 정식 개봉하지 못했고, 한·중 영화 합작도 중단된 상태였다. 이런 점에서 중국이 ‘오! 문희’를 통해 6년 만에 한국 영화 개봉을 허가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방중 일정에 맞춰 극장 개봉 소식이 전해진 것도 주목할만한 일이다. 일반적으로 중국 영화·배급사는 관객을 최대한 모으기 위해 당국 심의를 통과한 뒤 마케팅 기간을 감안해 상영일을 잡는데, 이번에는 특이하게도 상영관도 정해지지 않은 채 상영일부터 공개됐다.
서 실장은 2일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의 초청으로 중국 톈진을 방문했다. 이날 오후에 있을 양자회담에서 대북문제, 특히 종전선언에 대한 중국의 지지와 협력 문제를 논의할 전망이다. 중국으로서는 미중 갈등이 격해지는 상황에서 내년 2월 있을 베이징 동계올림픽 등에 대한 한국의 지지 등을 받으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외교적 보이콧 움직임이 나오는 상황에서 한국에 선물을 안겨주려는 목적으로 한국영화를 6년만 상영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같은 움직임이 한국 콘텐츠에 대한 전면적 개방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의문이 있다. 추가적인 한국 드라마, 영화 상영이나 게임 판호 발급 심사 통과 등이 이어질 것이냐는 질문에 외교부 당국자는 “앞으로 각종 계기마다 중국 측에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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