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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당근마켓으로 오토바이 뺑소니 검거, 이렇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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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오토바이 뺑소니 사고를 당한 피해자의 친누나가 현장에 남은 증거를 토대로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직접 범인을 잡은 사연이 알려지며 이목이 쏠리고 있다.

2일 전북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달 16일 오후 6시30분쯤 익산시 어양동의 한 도로에서 오토바이 운전자 A(10대)씨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B씨를 치고 달아나는 뺑소니 사고가 발생했다.

B씨는 오토바이에 치여 잠시 정신을 잃었고 사고를 목격한 행인들이 모여들자 A씨는 “잠시 전화하고 오겠다”며 자리를 뜬 뒤 잠적했다.

이 사고로 B씨는 손가락이 골절되는 등 전치 4주의 상해를 입고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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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뺑소니 사고 현장 사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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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이후 가해자가 경찰에 신속하게 잡히지 않자 답답함을 느낀 B씨의 누나 C씨는 직접 범인을 찾아 나섰고, 실제로 경찰보다 먼저 가해자를 특정했다.

C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해자가 현장에 버리고 간 헬멧을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구매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검색 끝에 디자인과 사이즈가 같은 헬멧이 당근마켓에서 거래됐던 사실을 알아냈다”고 전했다. 그는 판매자에게 직접 연락해 헬멧을 구매한 사람의 당근마켓 아이디를 파악했다.

A씨가 현장에 두고 간 오토바이도 단서가 됐다. C씨는 오토바이 사진을 촬영해 당근마켓에 올려 “뺑소니범을 잡으려 하는데 이 오토바이를 본 적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는 글을 게시했다.

얼마 후 C씨에게 “같은 오토바이가 과거 매물로 올라왔던 것을 봤다”는 연락이 왔다. 그는 C씨에게 “예전에 저 오토바이를 판매하는 글이 올라와 (오토바이 주인과) 연락을 했다”며 당시 판매 글을 캡처한 이미지를 전달했다. C씨가 확인해 본 결과 오토바이 판매자의 아이디는 헬멧 구매자의 것과 동일했다고 한다.

이에 C씨는 해당 아이디의 소유자를 뺑소니범이라 확신하고 물건을 거래하는 것처럼 위장해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A씨는 “뺑소니 사고를 당하신 분이냐”고 묻더니 범행을 자백했다고 한다.

C씨는 “범인은 미성년자였는데 내가 뺑소니범을 찾겠다고 올렸던 글을 주시하고 있었던 것 같다”며 “사고 당시에는 무서워서 도망갔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또 “직접 뺑소니범을 잡았지만 가해자 측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기쁘면서도 속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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