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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최태원이 띄운 수소펀드, 兆단위로 내년에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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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제안했던 ‘수소펀드’가 내년 초 본격 조성될 전망이다. 참여 의사가 있는 기업들에게 출자금을 받아 공동으로 수소 밸류체인과 유망 기술기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기업들은 수소펀드가 활성화되면 개별 기업 단위로는 어려운 인프라 조성이 보다 힘을 받을 수 있는데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부담을 나눠질 수 있다며 환영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출범한 수소기업협의체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사무국은 현재 수소펀드 조성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준비 중이다. 사무국은 이르면 이달 중 15개 회원사들에게 사업계획서를 송부하고 내년 초까지 의견을 취합한 뒤 펀드 조성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조선비즈

지난 9월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창립총회에 주요 기업 총수들이 참석했다.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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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펀드는 참여 의사가 있는 기업들에게 출자금을 받아 이를 바탕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펀드 규모는 아직 구체적으로 산정되지 않았지만 고비용 구조의 수소 산업을 고려하면 조 단위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소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투자하는 것은 물론, 수소 관련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유망 기업들에 협의체 차원에서 펀드를 활용해 공동 투자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펀드는 최 회장이 지난 9월 8일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창립총회에서 직접 제안한 아이디어다. 당시 최 회장은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만큼, 이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펀드 조성을 건의 드린다”며 “협의체 기업들이 유망한 수소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금융회사들은 자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해외사업 및 수소 인프라 투자를 추진함으로써 수소사업 육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각 기업들은 수소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적게는 수천억원, 많게는 수십조원의 투자 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수소기업협의체의 공동 의장사를 맡고 있는 SK와 현대차(005380), 포스코(POSCO(005490))의 투자 규모가 클 것으로 보인다. 수소경제 밸류체인은 생산과 저장 및 유통, 활용 등 크게 세 단계로 나뉘는데, SK는 전체 밸류체인에 총 18조5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현대차와 포스코 역시 각각 11조1000억원, 10조원을 쏟아붓는다. 이들 외에도 롯데케미칼(011170)(4조4000억원), 한화(1조3000억원), 효성(1조2000억원) 등이 조 단위 투자를 집행 중이다.

아직 수소펀드 사업계획서가 전달된 것은 아니지만, 기업들은 수소펀드 참여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개별 기업이 움직여서는 수소 경제가 활성화되기 어렵지만, 여러 기업이 모여 펀드 등을 통해 공격적으로 투자한다면 위험은 줄어들고 사업 효율성은 높아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봐도 수소 사업에 수십조원씩 투자하는 곳은 한국을 비롯해 몇 나라 되지 않고, 미국은 전기차 위주로 나아가고 있어 수소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 입장에선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며 “수소기업협의체를 꾸린 이유도 함께 인프라를 조성해 대규모 투자에 대한 책임을 나눠지자는 차원인데, 수소펀드 역시 같은 맥락에서 기업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fac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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