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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불붙는 OTT 시장

“1만7000원이면 넷·디·웨·티 모두 이용”…OTT 공유 중개서비스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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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구독료 나눠 내는 ‘파티원’ 형태
초기에는 인터넷 게시판서 모집
중개 앱 등 이용하면 환불도 가능
“재판매는 약관 위반” 문제될 수도

경향신문

OTT 계정 공유를 중개하는 링키드 홈페이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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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회사원 전모씨(37)는 최근 월 1만7000원에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웨이브, 티빙 등을 함께 구독하기로 했다. 웨이브 무료 이용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넷플릭스가 아닌 다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추가 구독을 고민했는데, 친구로부터 4명이 요금을 나눠 내도록 중개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소개받을 수 있었다.

전씨는 4개의 OTT를 묶은 ‘파티’(한 계정을 공유하는 모임)에 들어갔다. 기존에 내던 넷플릭스 프리미엄 요금보다 조금 높은 가격에 4개의 OTT를 볼 수 있게 됐다. 전씨는 퇴근 후 OTT를 오가며 드라마·영화를 즐기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타인 4명이 하나의 OTT 계정을 공유하는 ‘파티’를 만들어 4분의 1씩 요금을 나눠 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주머니는 가벼운데 기존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에 지난달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플러스까지 한국에 진출하면서 가입하고 싶은 OTT가 늘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들은 <오징어게임> <지옥>처럼 인기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워 이용자들의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계정 공유 파티는 몇년 전부터 존재했다. 초기엔 ‘파티장’이 인터넷 게시판에서 ‘파티원’을 모집하는 형태였다면 최근 들어 링키드, 피클플러스, 벗츠, 공유넷 등 계정 공유를 중개하는 앱(혹은 사이트)을 이용하는 일이 많아졌다. 중개업체는 소정의 수수료를 받고, 파티장과 파티원의 결합을 주선한다. 이들은 파티장이 돈만 받고 잠적하거나 파티원이 금방 변심해 파티에서 빠지는 피해를 막기 위해 실명 확인, 에스크로(결제대금 예치), 환불, 보증금 같은 제도를 도입했다. 전씨는 1일 “중개 앱에서 가입하니 사기 피해 우려가 없고 편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다만 타인과의 계정 공유가 향후 약관 위반 논란을 일으킬 소지는 있다.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약관에는 가족, 지인 외의 타인과 계정을 공유하거나 재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넷플릭스 측은 이날 “가족 및 지인이 아닌 사람과의 계정 공유는 넷플릭스 서비스 이용약관 위반”이라며 “서로 알지 못하는 타인과의 계정 공유로 인해 추후 서비스 이용 차질 및 의도치 않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직 한국에선 넷플릭스를 포함해 어떤 OTT도 계정 공유에 제동을 걸진 않고 있다. 한 국내 OTT 관계자는 “계정 공유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은 하지만, 구독자에게 공지하는 것 이상으로 강하게 대응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국은 아직 OTT 시장 확장기로, 업체 간 구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당분간 계정 공유 단속을 꺼내들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계정 공유에 제동을 걸면 국내 가입자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한국 시장이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면, OTT 업체가 계정 공유를 약관 위반으로 판단해 계약을 해지하는 등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 손금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중개업체가 약관상 조건에 맞지 않는 가입을 중개하고 수익을 취했다면 사기나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가 성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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