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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현직 검사들 “공수처, 이성윤 수사팀 표적 수사”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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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관계자들이 11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 유출 의혹'과 관련한 서버 압수수색을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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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가 이성윤 서울고검장을 ‘김학의 불법출금 수사무마 혐의’로 기소했던 수원지검 수사팀을 상대로 ‘이성윤 공소장’ 유출 경위에 대한 강제 수사에 나서며 ‘위법 압수수색’ 논란을 일으킨 것 관련해, “명백한 표적수사”라는 현직 검사들의 비판이 1일 이어지고 있다.

박영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지난달 30일 부산지검 김경목 검사가 올린 ‘공소장 유출 공수처 수사 사건 관련, 선후배 동료 검사님들의 고견을 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 답글을 달았다. 김 검사는 이 고검장을 기소할 당시 수원지검 수사팀 소속이 아니었음에도 공수처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아 ‘위법 압수수색’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박 부장검사는 “공수처의 ‘공소장 내용이 제1회 공판기일에서 공소사실의 요지가 현출되기 전까지는 공무상 비밀에 해당한다’는 논리에 말문이 막힌다”며 “공소장은 처분과 동시에 킥스(KICS·형사사법시스템)에 저장되고 검찰구성원 누구나 열람할 수 있으며 검찰 내부비밀로서 관리되고 있지도 않다”고 했다.

이어 “기소 직후 피고인과 변호인에게 부본을 송부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고소·고발인, 피해자의 경우도 신청에 따라 열람·등사해 주는 것으로 안다”며 “중요사건의 경우 기소되자마자 국회의원들이 자료제출 요청을 해서 받아가고 그 내용이 언론에 릴리즈되기도 하는데, 그러면 그 국회의원은 비밀을 누설한 것이냐”고 했다.

박 부장검사는 “이미 종국처분했는데 검찰의 수사·공소기능이 어떻게 위협받을 수 있는지, 이런 논리면 지금까지 공소사실 요지를 포함한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은 전부 공무상비밀누설로 의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 “공수처의 수사는 불법출금 사건 수사팀에 대한 표적수사이고, 압수수색 영장은 소위 ‘포괄적·탐색적 압수수색’을 허용하는 영장으로 위법성이 농후하다”며 “그 많고 많은 가능성 중에 유독 수사팀 7명 관련 자료만 보겠다고 하는 것은 표적수사 아니고는 설명이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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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이 1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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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산나 인천지검 부장검사도 김 검사의 글에 답글과 함께 공무상 비밀누설죄 관련 판례를 분석한 파일을 첨부했다. 강 부장검사는 “공수처의 영장 범죄사실을 보면서 피의사실공표죄와 공무상 비밀누설죄에 대한 법령과 판례를 검토해 보았다”며 “판례의 일관된 태도는 공무상 비밀누설죄는 기밀 그 자체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비밀누설에 의해 위협받는 국가의 기능을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강 부장검사는 “각국의 입법례는 공소제기 이후 공소장을 일반에 공개하고 누구나 검색할 수 있게 하는 경우가 많다”며 “공인의 공적 업무 관련 공소장의 공개가 공무상 비밀누설죄에 해당한다면, 국민의 알권리와 언론의 감시·비판 기능에 재갈을 물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강 부장검사는 “주요사건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빡빡한 일정을 감내하는 검사들에게 범죄를 구성하는지 의문인 범죄사실로 강제수사를 하고, 소환 조사까지 강행한다면 이는 수사권을 남용해 재판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에 해당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표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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