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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시장은 지난 3년간 ‘매파’ 파월을 겪어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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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회 청문회서 조기 테이퍼링 종료 시사

"연준 통화정책 분수령…파월 언급 후 큰 전환점"

급변한 파월에 시장 패닉…"영화 그렘린 같아"

"파월 2018년 시장에 굴복…불안정시 재현 가능성"

이데일리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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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시장은 지난 3년 동안 ‘매파(긴축 통화정책 선호)’ 파월을 겪어보지 못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기존 견해에서 물러서기로 한 것과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파월 의장이 매파로 돌변했다. 2018년 이후 보지 못했던 역할”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매파’ 급변 파월에 시장 패닉…“물만난 그렘린 같아”

파월 의장은 이날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종료 시점을 당초 예고했던 내년 중반에서 수개월 앞당길 가능성을 시사했다. 블룸버그는 2018년 4분기 뉴욕 증시가 사상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을 때 파월 의장이 매파에서 비둘기파(완화 통화정책 선호)로 변신했을 때의 모습과 견주며 “연준의 통화정책이 분수령을 맞이하게 된 큰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 우려까지 겹치면서 미 금융시장에선 주가가 급락하고 단기 금리가 급등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도 크게 올랐다.

알파트라이의 매스 곡먼 최고투자책임자는 “그는 더 매파적인 어조로 말했을 뿐 아니라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려하지 않고 주요 정책 의미를 거의 무시하고 있다”며 “그가 이전에 테이퍼링 및 리프트오프(첫 기준금리 인상) 일정과 관련해 시도했던 모든 예측 가능성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을 1980년대 영화 ‘그렘린’에 비유했다. 영화 주인공인 그렘린은 귀여운 애완동물지만, 물에 닿은 뒤엔 흉측하고 통제가 불가능한 괴물로 변해 마을을 파괴한다.

앞으로 고용 회복이 지속될 경우 파월 의장이 더 높은 금리를 도입할 준비를 마쳤다는 평가도 나왔다.

르네상스 매크로의 미국 경제 책임자인 닐 두타는 “파월 의장은 저금리 기조의 조기 종료를 예고함으로써 조기 금리 인상의 문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고용 목표 달성에 한참 앞서 긴축을 시작했다면 시장에 위험이 됐겠지만 그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다만 지금부터 테이퍼링이 끝날 때까지 고용 개선은 계속해서 가속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너스톤 매크로의 마이클 캔트로위츠 포트폴리오 전략 책임자도 “앞으로 시장은 데이터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며 “우리가 통과해야 할 안개가 많이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파월 의장이 노골적으로 매파 성향을 드러낸 것은 아니라면서 그와 연준이 앞으로 얼마나 급진적으로 통화정책을 펼쳐나갈 것인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파월 의장이 구체적인 금리 인상 시기를 밝힌 것은 아니지만, 조기 테이퍼링 종료는 조기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긴축에도 강세장 지속 가능성…“파월 시장 안정화 시도할것”

블룸버그는 또 금리 인상이 이뤄진다고 해서 반드시 강세장이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네드 데이비드 리서치의 분석에 따르면, 1946년 이후 연준이 긴축으로 돌아섰던 17번 중 첫 금리 인상 후 12개월 동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평균 5.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긴축 속도가 빨랐을 때에는 같은 기간 동안 S&P500 지수가 평균 2.7% 하락한 반면 느렸을 때에는 1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향후 시장에 공포가 지속될 경우 파월 의장이 다시 안정화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미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 2018년 10월 3일 워싱턴에서 열린 애틀랜틱 페스티벌 연설에서 “금리는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중립 금리 수준으로 넘어설 수도 있지만, 아마도 현재는 중립 금리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이후 3개월 동안 S&P500 지수가 20% 급락했고, 2019년 1월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가진 새해 첫 기자회견에서 “주의 깊게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히며 통화정책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이 사례는 경제학자가 아닌 변호사 출신 파월 의장이 시장에 굴복한 사례로 남았다.

펜 뮤츄얼 어셋 매니지먼트의 지웨이 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파월 의장은 여전히 당시와 같은 옵션을 갖고 있다. 시장이 너무 불안정해졌을 때 그가 똑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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