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 '금융리스크리뷰' 발간
저축은행 다중채무자 비중 67.6% 달해
절반이 비은행 3곳 이상서 돈 빌린 상태
다중채무자 DSR도 18.5→25.8% '쑥'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자금난을 이기지 못해 금융사 3곳 이상에서 빚을 낸 저축은행 차주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은행에서 돈을 빌려 돌려막기한 차주가 절반에 달했다. 이들의 빚 갚을 능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중·저신용 다중채무자들이 가계부채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1일 백철 한국신용정보원 팀장과 이팽흠 예금보험공사 팀장이 예보 ‘금융리스크리뷰’에 공동으로 게재한 ‘저축은행 개인신용대출 현황 및 다중채무자의 취약성 평가를 통한 리스크요인 분석‘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저축은행 업권의 다중채무자 비중은 67.6%를 기록했다. 전년 말 대비 0.5%포인트 늘었다.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들의 저축은행 신용대출액은 전체 채무의 약 78.1%를 차지했다. 1년 전 77.2%보다 0.9%포인트 늘어났다. 더 많은 다중채무자가 더 많은 돈을 빌려 셈이다. 다중채무자 중에서도 비은행에서만 3개 이상 돈을 빌린 차주가 절반(33.2%)에 달했다. 이들은 30일 이상 연체경험도 전체 다중채무자보다 높았다.
다중채무자 늘어나는데 상환능력은 악화일로
문제는 취약한 다중채무자의 상환 여력이 점차 악화한다는 점이다. 다중채무자의 평균 신용도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신용도가 내려가거나 7등급 이하 저신용 상태에 정체 중인 차주 비중은 매년 41% 내외로 높다.
다중채무자의 부담도 무거워진 것으로 조사됐다. 다중채무자 부채부담은 총부채 원리금 상환비율(DSR) 지표로 추산했다. 지난해 DSR이 증가한 다중채무자 비율은 25.8%로 전년 18.5%에서 빠르게 늘었다. DSR은 내야 할 원리금액이 커지거나 연소득이 줄었을 때 증가한다.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들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시간이 흐를수록 커졌다는 뜻이다.
백 팀장은 "저소득·비은행권 위주 다중채무자의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일부 유동성 부족 등에 따라 잠재부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30일 이상 연체 경험 차주 비중이 높은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선제적 위험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도 "중복 여신을 보유하고 있는 저축은행 차주의 비중이 높아 타 업권 대출의 부실이 전이되지 않도록 자세히 점검해야 한다"며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한 손실흡수능력을 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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