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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재건축’도 여기가 잘나가네… 강남4구, 서울의 3분의1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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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노후 연립·다세대와 소규모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진행하는 곳이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사업성이 좋은 강남권에서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모양새다.

조선비즈

지난달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 일대 빌라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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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했거나 추진 중인 곳은 지난 10월 기준 119곳이다. 지난해 3분기(7월~9월) 65곳에 불과했던 것이 1년여 만에 2배 가까이로 늘어난 것이다. 통계에 금천구 시흥동 817번지 일대 가로주택사업조합 등 최근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곳이 포함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연말 기준 사업지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1만㎡ 미만 소규모 노후주거지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2012년 처음 도입됐는데, 재개발과 달리 정비구역 지정과 안전진단 절차를 밟지 않아도 돼 사업속도가 빠르다. 소규모라 대단지에 비해 상품성이 낮다는 꼬리표가 따라붙지만, 실거주 규제, 초과이익환수제가 면제 되며 재당첨 제한도 없다.

지역별로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43곳으로 전체의 36.1%를 차지했다. 강동구가 13곳으로 가장 많고, 송파구 12곳, 서초구 10곳, 강남구 8곳 등이다. 비(非) 강남 지역에서는 강서구(12곳), 성북구(11곳), 양천구(10곳) 등에 가로주택정비사업 사업지가 많았다.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있는 비강남 지역은 가로주택정비사업지가 강남권에 비해 적은 편이다. 올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이끈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에는 각각 1곳·3곳·6곳의 사업지가 분포해 있다. ‘금·관·구(금천구·관악구·구로구)’에는 각각 5곳·1곳·3곳의 사업지가 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통해 탈바꿈한 아파트도 가격 상승세는 여느 대단지 아파트 못지 않다. 서초구 남양연립을 재건축한 서초프라임헤센 전용면적 61.18㎡의 호가는 현재 15억5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직전 거래가는 8월 13억4488만원으로, 4개월 만에 호가가 2억원 이상 뛰었다.

청약시장에서까지 인기를 끌며 사업성도 인정받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4월 분양한 관악 중앙하이츠 포레(82가구) 평균 경쟁률은 218대 1에 달했다. 앞서 3월 분양한 자양 하늘채베르(165가구)의 평균 경쟁률은 367대 1이다. 가구수가 적다는 약점에도 고가 아파트 대비 분양가가 저렴하다는 강점이 부각한 영향이다.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가 늘어나는 점도 가로주택정비사업의 인기를 높이는 요인이다. 그동안 소규모 정비사업인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중견·중소건설사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DL이앤씨가 지난 4월 가로주택정비사업에 처음 진출한 후, 지난달 서울 석관 1-3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하는 등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로주택정비사업 활성화에 입지가 무엇보다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땅값이 비싸 대규모 재개발 사업 추진이 어려운 강남권에 특화된 ‘틈새 정비사업’”이라며 “소규모로 진행되는 특성상 사업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데, 강남권은 소규모라도 입지가 좋아 사업성이 좋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은 “강남권 곳곳에 빌라촌이 분포했는데, 주변 신축 아파트값이 고공행진하는 모습을 보며 정비사업을 해야겠다는 유인이 생겼을 것”이라면서 “정부에서도 초과이익환수제 면제 등 유인책을 내놓으며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적극 장려하고 있어 서울, 그 중에서도 강남권을 중심으로 열풍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송이 기자(grap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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