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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양도세 인하까지 검토…선거 앞 허겁지겁 ‘고무줄 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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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보유특별공제 차등화는 계류

홍남기 “불안심리 자극할까 우려”

가상자산 과세도 1년만에 뒤집기

전문가 “선거 의식한 임기응변”


한겨레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정책위의장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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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30일 1주택자 양도소득세(양도세) 비과세 대상을 확대하고 가상자산 과세는 1년 미루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결했다. 여당은 다주택자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내년 3월 대선을 100여일 앞두고 정치권이 ‘선심성’ 세제 완화에 나선다는 비판이 인다.

국회는 이날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시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법안은 국회 본회의 처리와 공포 절차를 거쳐 다음달 중순 이후 시행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다주택자 양도세 인하 방안도 꺼내 들었다. 이날 오전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인하와 관련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검토하고 있다”며 “일부 의원들이 개인적으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유예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하지만 이것에 대해 반대하는 의원도 존재한다.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초 민주당이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대상 확대와 함께 주장했던 장기보유 특별공제 혜택 축소는 야당의 반대로 계류됐다. 민주당은 양도세 비과세 대상 확대를 당론으로 내밀면서 최대 80%까지 일괄 적용되던 1주택자의 장특공제를 양도차익에 따라 차등화하는 내용도 함께 담았다. 비과세 기준은 상향하면서 장특공제 혜택은 줄이는 방식으로 ‘균형’을 맞추겠다는 주장이었지만, 실제로는 양도세 완화만 이뤄진 셈이다.

김유찬 홍익대 교수(경영학)는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고가주택의 기준을 현실화하자는 주장은 일부 합리성이 있지만, 집값이 오르는 대로 한도를 올리면 결국 세제를 통해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는 정책 효과는 사라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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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억원 기재부 제1차관, 안도걸 제2차관과 함께 자료를 보며 논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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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여러 차례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부동산 시장이 매우 불안정하다가 최근 안정세로 돌아섰는데 양도세 비과세 기준 상향 조정이 부동산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시기적으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세소위에서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는 가상자산 과세 시점을 유예하는 소득세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과세당국은 실제로 과세가 시작되는 내후년 5월까지는 가상자산 과세 인프라를 완비할 수 있다고 수차례 주장했지만 여야는 “아직 준비가 충분치 않다”며 과세를 내년에서 2023년으로 1년 미루기로 했다. 지난해 여야가 합의로 통과시켰던 가상자산 과세 법안을 대선을 앞두고 1년 만에 뒤집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큰 선거를 앞두고 세제를 선심 쓰듯 바꾸는 정치권을 비판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은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세금 인하 경쟁’을 펼치는 것 같다”며 “양도세를 더 깎아주기보다 거둔 세금으로 무주택자와 취약계층을 위한 주택 정책을 고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경제학)도 “국토보유세와 탄소세를 걷겠다는 정당에서 온전히 불로소득인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를 유예한다는 것은 선거를 의식한 임기응변”이라며 “집권여당이 원칙과 일관성 없이 허겁지겁 조세 정책을 운용하고 있어서 납세자 입장에서도 과세당국 입장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지혜 이정훈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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