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칼럼리스트 페섹, 포브스 기고문서 연준에 적극 대응 촉구
의사봉 두드리는 이주열 한은 총재 |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한국은행이 8월에 이어 지난 25일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자 미국 연방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이처럼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 외신에 따르면 블룸버그 출신 윌리엄 페섹 칼럼니스트는 지난 26일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게재한 '제롬 파월 의장의 연준은 한국으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은이 지난 8월 이후 두 번째로 기준금리를 올렸다. 연준이 말만 할 때 한은은 행동으로 옮긴 것"이라면서 한은이 모험하지 않고 안전한 방향을 택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2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0.25%포인트(p) 올린 1.00%로 결정했다. 지난 8월 0.50%에서 0.25%포인트를 올린 지 약 석 달 만이다.
페섹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한은이 폴 볼커 전 연준의장(임기 1979∼1987년)의 방식을, 파월 의장은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의장(1987∼2006년)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긴축 행보는 1990년 중반 이전의 중앙은행장들이 환영받는 대신 매도당한 이유를 떠올리게 한다"면서 "볼커 전 의장은 고금리 정책으로 살해 협박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린스펀 전 의장은 1995년 록스타 대접을 받았고, 미국 의회는 그의 말에 따라 감세 정책 등을 취했다"면서 "하지만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 이후 미국 정부는 한 사람에게 경제 정책을 위임한 것이 바람직하지 않았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연준은 그린스펀 의장 시절에 가까운 무언가로 회귀하고 있다"며 파월 의장이 초반에는 재닛 옐런 전임 의장을 따라 긴축 기조를 유지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고' 협박 트윗을 올린 뒤 기준금리를 낮췄다고 꼬집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
페섹은 "한은은 다른 길을 가고 있다"면서 "한국은 미국처럼 인플레이션 문제에 맞닥뜨린 것은 아니지만 이 총재는 한국 정치권과 수장들에게 '최후통첩' 신호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재의 또 다른 현안은 심각한 가계부채와 금융 불균형"이라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경고 신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두둔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경기 회복세가 둔화하고 가계 소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경기가 충분히 살아나기 전에 기준금리를 올려 너무 빨리 돈을 거둬들이면 오히려 성장을 막을 수 있다면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1일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한국이 금리 인상을 조금 일찍 시작했고, 11월에 올리면 속도도 다른 국가보다 상당히 빠르다"며 "가파른 금리 인상이 경기 회복을 지나치게 제약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11월에 올리는 것은 빠를 수 있다"면서 "기준금리가 오르면 저소득층에 이자 부담이 커지는 등 심각한 영향이 갈 것이기 때문에 저소득층 부담 완화 대책부터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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