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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제약사들, '오미크론 변이' 연구 돌입... "2주 안에 데이터 내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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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 많은 탓
기존 백신·치료제 효과 낮을 가능성
"델타보다 전염력 약해" vs "최고 5배"
'첫 신고' 남아공 의사 "특이하나 가벼워"
전문가들 "백신, 여전히 최선의 도구"
한국일보

코로나19 백신 약병.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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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최신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전 세계가 비상이 걸린 가운데, 제약사들도 관련 연구에 돌입했다. 현재 사용하는 백신과 개발 중인 치료제가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를 낼 수 있을지가 불확실한 탓이다. 장기적으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는 계속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이와 연관된 항체를 찾는 연구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 제약사 화이자와 손잡고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독일 바이오기업 바이오엔테크는 전날 성명을 내고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조사를 즉시 시작했다고 밝혔다. 자사 백신으로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연구 데이터를 빠르면 2주 안에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새 변이에 맞춘 백신 역시 100일 이내에 출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 백신 제조사 모더나도 연구를 시작했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막는 데 기존 코로나19 백신과 추가접종(부스터샷)만으로 불충분하다면, 기존 백신 투여 용량을 늘리거나 오미크론 변이에 맞는 새 백신을 개발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32개 돌연변이가 발견됐다. 이처럼 항체가 달라붙어 세포 감염을 차단하는 스파이크에 변이가 생기면, 기존 코로나19 완치자나 백신 접종자의 몸에 생긴 항체가 감염을 막아내지 못할 수 있는 게 문제다.

전염력 등 위험성과 관련해선 '현재 우세종인 델타 변이보다 약할 것'이라는 주장과, '델타 변이의 최고 5배에 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혼재해 있다. 오미크론 변이를 처음으로 당국에 신고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안젤리크 쿠체 박사는 "증상이 특이하긴 하지만, 가볍다(mild)"라고 말했다. 쿠체 박사는 오미크론 감염자로 추정되는 코로나19 확진자 20여 명을 진료한 결과 "두드러진 증세가 없다. 근육통이나 하루 이틀 정도 이어지는 피로감 등이 대부분"이라며 "미각·후각 손실을 경험한 환자도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에릭 딩 미국과학자연맹 선임연구원은 "새 변이는 500% 이상 경쟁적으로 감염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치료제에도 오미크론 변이는 새로운 변수다.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는 생산 중인 백신은 물론, 현재 개발 막바지 단계인 치료제(AZD7442)의 오미크론 변이 관련 효과도 동시에 검토하고 있다. 앞서 AZ는 6개월간 추적 연구 결과, 자사가 개발 중인 치료제가 감염 위험을 83% 줄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회사 측은 "이 치료제는 바이러스에 대해 서로 다른 보완적 활동을 하는 2개의 강력한 항체로 구성돼 있어 (변이에도) 효능을 유지할 것"이라며 긍정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으나, 오미크론 변이에는 무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계속되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출현에도 백신은 여전히 '최선의 방역 도구'로 꼽힌다. 아시시 자 미국 브라운대 공중보건대학원 학장은 "(기존) 백신이 쓸모없게 되는 상황이 닥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백신의 효능이 클지 작을지는 조만간 예비 연구 데이터를 통해서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아공의 코로나19 내각자문위원인 이안 샌느 박사도 "코로나19 입원 환자의 다수가 백신 미접종자라는 점에서 백신은 여전히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으로 끊임없는 항체 연구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미 프레드허치슨 암 연구센터의 바이러스 학자 제시 블룸은 "새 변이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게 분명하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더 많은 항체를 찾으려는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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