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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힐튼호텔 옆 쪽방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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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라스 마이오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도책·어떻게 잘 잃을 것인가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 힐튼호텔 옆 쪽방촌 이야기 = 홈리스행동 생애사 기록팀 지음.

서울역과 힐튼호텔 사이에 위치한 '양동 쪽방촌' 주민 8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홈리스 야학 교사나 자원 활동가로서 오랜 기간 쪽방촌 주민들을 만나온 홈리스행동 생애사 기록팀은 지난해 10월부터 1년 동안 인터뷰를 통해 쪽방 주민들의 '스스로 말하기'를 돕고 기록했다.

없는 집에서 태어나 배고픔과 가정폭력, 미래가 없는 삶으로부터 탈출하고자 무작정 상경한 이들은 끝없는 노동에도 불구하고 방 한 칸 구할 여력이 없어 거리와 쪽방을 오가는 생활을 해온 '가난의 굴레'를 증언한다.

이들의 가난을 이용해 돈을 버는 복지시설과 정신병원 등의 부정부패와 각종 명의 도용 범죄들, 그리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서의 삶에 대한 증언들은 우리 사회복지체계의 현주소를 다시 묻게 한다.

기록팀 일원인 최현숙 씨는 "누구도 자신의 출생 조건을 선택할 수 없다. 따라서 어떤 부모에게서 태어나는가에 따라 생애 많은 것들이 이미 결정되는 사회는 근본적으로 불공정하다"며 "이 불공정이 한 사람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지고, 끝을 넘어 다음 세대까지 대물림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한다.

후마니타스. 320쪽. 1만7천원.

연합뉴스



▲ 아틀라스 마이오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도책 = 강민지 지음.

17세기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였던 네덜란드는 전 세계 해상무역을 틀어쥐고 바다와 대륙을 종횡무진 누볐다. 이들에게 지도는 필수였고, 그 제작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그렇게 탄생한 게 유럽은 물론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세계 각국의 지도가 세밀히 묘사된 '아틀라스 마이오르' 지도책이다. 라틴어,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판본으로 출간됐던 이 책은 9~12권이 한 세트로 이뤄졌다.

미술사가이자 작가인 저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정도로 경이로운 이 지도책에 매료돼 열정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책에 사용된 색채와 안료, 종이, 도상, 장정 등을 면밀하게 파고들었다. 당대의 예술적·미술사학적 흐름은 물론 사회문화의 변화 양상과 지리학 및 천문학의 발전 등을 복합적으로 분석했다.

모요사출판사. 400쪽. 2만5천원.

연합뉴스



▲ 어떻게 잘 잃을 것인가 = 사카구치 유키히로 지음. 동소현 옮김.

우리 사회는 잃어버리는 것을 경시해왔다. 무언가를 쟁취하는 것, 목표를 달성하는 것만을 중요하다고 말하며 풍요로운 삶을 향해 내달려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은 이런 삶을 송두리째 바꿔놨다. 스스로를 계발하고 뭔가를 성취해내며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삶의 방향을 잃어버리게 만들었다.

죽음학 연구자인 저자는 상실을 외면하고 불행으로 간주하는 것이 옳지 못하다고 말한다. 상실의 시기에는 이전과 다른 삶의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상실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려 애쓰기보다 오히려 '적응'하라고 조언한다. 잃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할 수 없는 것은 과감히 포기하며, 고난과 적절히 타협하라는 것이다.

에디토리. 300쪽. 1만6천800원.

연합뉴스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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