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구체적 법정 출석 절차 밝혀야"…공판 내년 1월 속행
금동관음보살좌상 |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절도범 손에 의해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고려시대 불상의 제자리 찾기 재판에서 법원이 일본 사찰의 소송 참가를 허용했다.
대전고법 민사1부((박선준 부장판사)는 24일 오후 315호 법정에서 충남 서산의 대한불교 조계종 부석사가 국가(대한민국)를 상대로 낸 유체동산 인도 항소심 공판을 속행했다.
재판부는 일본 나가사키(長崎)현 쓰시마(對馬·대마도)의 사찰인 간논지(觀音寺)의 보조참가 신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재판부는 "관음사 측이 주장하는 점유권원(점유를 정당화하는 근거)이 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원고와 피고 측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만큼 간논지 참가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다만, 관음사 측이 재판부에 구체적 출석 절차에 대해서는 알리지 않은 만큼, 원활한 재판을 위해 피고가 관음사 측에 관련 계획을 다양한 경로로 물어 달라고 요청했다.
부석사 측 변호인도 "이 재판은 항소심만 약 4년 동안 지속하고 있다"며 "보조참가인이 적극적으로 법정에 출석할 수 있도록 (피고 측이) 협의해 달라"고 말했다.
다음 공판은 내년 1월 26일 속행될 예정이다. 재판 일자 등은 외국 송달을 통해 보조참가인에게 고지할 방침이다.
대전 법원종합청사 전경 |
간논지 측이 우리나라에 반환을 요청하는 불상은 높이 50.5㎝, 무게 38.6㎏인 고려시대 금동관음보살좌상이다.
2016년 4월 서산 부석사는 절도범이 일본 간논지에서 국내로 반입한 이 불상을 넘겨받기 위해 국가를 상대로 유체동산인도 민사 소송을 했다.
부석사 측은 '1330년경 서주(서산의 고려시대 명칭)에 있는 사찰에 봉안하려고 이 불상을 제작했다'는 불상 결연문을 토대로 "왜구에게 약탈당한 불상인 만큼 원소유자인 우리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7년 1월 26일 1심은 여러 증거를 토대로 '왜구가 비정상적 방법으로 불상을 가져갔다고 보는 게 옳다'는 취지로 부석사 측 손을 들어줬고, 국가를 대리해 소송을 맡은 검찰은 곧바로 항소했다.
항소와 함께 불상 이송 집행정지를 신청해, 불상은 현재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 수장고에 있다.
일본은 외교채널을 통해 우리 정부에 유감과 항의의 뜻을 표하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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