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브 부켈레 엘사바도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비트코인 위크'에서 세계 첫 비트코인 도시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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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암호화폐(가상자산)에 대한 애정을 거침없이 드러내며 바닷가 화산 기슭에 세계 첫 '비트코인 도시'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부켈레 대통령은 전날 밤 마이애미에서 열린 '비트코인 위크' 행사에서 "세계 최초의 '비트코인 도시'를 건설하겠다"며 도시 건설을 위한 자금 조달은 오로지 비트코인으로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야구모자를 거꾸로 쓰고 마이애미 해변 리조트 무대에 선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이 전 세계에 퍼지게 하려면 우리가 알렉산드리아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 모두가 그 일부가 되자"며 자신의 이름을 딴 '비트코인 도시' 건설 계획을 고대 마케도니아 통치자 알렉산더 대왕이 세운 도시들과 비교했다.
부켈레 대통령의 '비트코인 도시'는 지열 에너지를 비트코인 채굴을 위한 전력 공급에 사용할 수 있도록 엘살바도르 남동쪽 폰세카만 바닷가 근처에 있는 콘차과 화산 인근에 건설될 예정이다. 그는 앞으로 60일 이후에 도시 건설을 위한 작업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하면서도 구체적인 완공 시점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이미 테카파 화산 옆 지역발전소에서 비트코인 채굴 사업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 도시'는 주거·상업지역, 공항, 항구, 철도,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 모든 걸 갖추고, 부과되는 세금은 부가가치세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또 비트코인 도시 중앙에 비트코인 로고를 본뜬 대형 광장을 조성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비트코인 도시에는 재산세, 소득세,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을 것이다. 또 탄소 배출제로의 완전 생태 도시"라며 "여기에 돈을 투자하고 원하는 만큼 이익을 얻어가라"며 비트코인 도시 건설 투자를 권유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비트코인 위크'에 참석한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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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건설의 인프라 및 기타비용은 부가가치세와 채권 발행으로 조달된 자금으로만 충당한다. 이를 위해 10억 달러(약 1조1900억원) 규모의 만기 10년물 비트코인 채권도 발행한다.
블록체인 개발회사 블랙스트림의 샘슨 모우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엘살바도르가 자사의 '리퀴드 네트워크'를 통해 내년부터 채권 발행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 중 절반은 비트코인 구매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비트코인 채굴에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하는 지열 발전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또 해당 채권이 5년의 매매 제한 기한이 종료되면 비트코인을 판매해 추가 배당을 진행하도록 설계됐다고 모우 CSO는 부연했다.
한편 엘살바도르는 지난 9월 7일부터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을 활용하면 이민자들의 본국 자금 송금이 편리해지고, 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라며 '비트코인 법정화폐 채택'을 강행했다. 미국 등에 있는 엘살바도르 이민자들이 본국으로 보내는 자금의 규모는 국가 국내총생산(GDP)의 24% 이상을 차지한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정부가 개발한 암호화폐 지갑 앱(애플리케이션) '치보'(Chivo)를 사용하는 국민에게 30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무료로 지급하는 등 비트코인 보급 활성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 금융기구들이 암호화폐의 변동성 등을 이유로 여전히 경고음을 내고, 엘살바도르 내에서도 '비트코인 법정화폐 도입' 반대 시위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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