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비 지출 작년의 2배…국제선 유류할증료까지 급등
인천공항 항공유 저유시설과 활주로에 착륙하는 대한항공의 B-777 화물 항공기 |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이 화물 사업을 바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도 순항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암초'는 남아있는 모습이다.
유가 상승으로 고정비 지출이 늘어남에 따라 화물 실적 호조세가 주춤할 경우 항공사의 실적도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4천386억원, 1천6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글로벌 항공사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국제선 여객 수 감소로 인해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이례적인 '깜짝실적'을 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화물 매출은 늘었지만, 유가 상승으로 인한 연료비는 작년 3분기와 비교해 2배가량 늘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이달 12일 기준 통합 항공유의 가격은 갤런당 220.80센트로, 지난해 11월보다 102.2% 상승했다.
올해 내내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연료비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올해 3분기 대한항공의 화물 운송 공급은 3천244FTK(톤킬로미터·각 항공편 당 수송 톤수에 비행거리를 곱한 것)로 전년 동기보다 20.5% 늘어났지만, 연료비는 4천822억원으로 전년보다 110.9% 증가했다. 연료 소모량은 23% 늘어났지만, 급유단가는 74%나 올랐다.
영업비용 중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3분기 15%에서 올해 3분기 27%까지 확대됐다.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연료비는 2천2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다.
높아진 항공 화물 운임 덕분에 연료비 지출 증가에도 영업 이익이 늘었지만, 운임이 하락하면 그만큼 손실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유류할증료가 인상되면서 회복 조짐을 보이는 여객 운송 사업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항공권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가 높아지면 고객이 부담하는 항공운임 총액도 오르기 때문에 여행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8단계가 적용돼 편도 기준 거리 비례별로 1만4천400~10만8천원이 부과된다. 11월에 전달 대비 3계단 상승한 데 이어 12월에도 2계단이 상승했다.
국제선 유류할증료에 8단계가 적용된 것은 2018년 11월 이후 3년 1개월 만이다.
대한항공-아시아나(CG) |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의 갤런(1갤런=3.785ℓ)당 평균값이 15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하며, 그 이하면 부과하지 않는다.
12월 국제선 유류할증료의 기준이 되는 10월 16일부터 11월 15일까지 한 달간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은 갤런당 222.62센트다.
국내선 유류할증료도 11월 5천500원에서 12월 8천800원으로 인상됐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재무적 불안정성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3분기 흑자에도 부채 비율이 작년 1천171.55%에서 3천802.46%로 급등했다.
이는 국세청이 2015~2017년 세무조사를 통해 추징한 세금 1천69억원이 법인세 비용으로 반영되고, 환율 상승으로 충당 부채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흑자 배경에는 직원 휴직으로 인한 인건비 절감 효과도 있다"면서 "높아진 화물운임이 내려갔는데 여객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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