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얼굴들·남성성의 각본들
베이비부머와 MZ세대 사이에 '낀 세대'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초반에 태어난, 완전한 X세대도 아닌, 그렇다고 밀레니얼 세대나 MZ 세대라 하기에도 어색한 낀 세대"가 가정, 직장, 사회에서 겪는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토로했다.
2000년대에 직장생활을 시작한 저자 서서히는 일찍 출근해 선배들 쓰레기통을 비웠다. 상사로부터 싹싹하다는 말을 들었다. "상무님"과 자리가 가깝다는 이유로 매일 커피 심부름을 했다. 과장 말년 차였지만 그에게 심부름은 당연한 일이었다.
또 다른 저자 변한다의 삶도 서서히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2000년대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다니다 지금은 공무원으로 살고 있다. '남의편'이라고 부르는 '남편'과 말 안 듣는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둔 그는 뒤처지지 않기 위해 각종 자격증 시험에 계속 도전장을 낸다.
마흔이 넘어서도 직장 생활을 하는 두 저자는 때로 다정하게, 때로 날카롭게 그동안의 경험과 삶을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두 저자는 직장 내 차별에 대해서도 말한다. 여성들이 차별받는 환경, 즉 '유리천장' 문제뿐 아니라 학벌, 출신 지역, 보유 재산, 부모님의 재산, 술이나 담배를 하는지 여부 등이 실제 차별로 이어지는 세태도 비판적으로 전한다.
MZ세대처럼 주목도 받지 못했고, 그렇다고 베이비부머처럼 사회적 권력도 누리지 못한 '낀 세대' 저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내 쓰레기통을 비워달라고, 커피를 타달라고 부탁하지 않으며 부탁할 수도 없다. 그리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겪었던 '라떼' 시절과 현재 직장 모습의 간극으로 인해 나와 같은 낀 세대들은 조금 외로운 느낌이랄까."
헤이북스. 276쪽. 1만4천800원.
책 이미지 |
▲ 빛의 얼굴들 = 조수민 지음.
빛이 없으면 우리는 사물을 볼 수 없다. 수많은 빛이 끊임없이 반사되고 산란하며 세상을 가득 채운다. 우리는 눈으로 들어온 빛을 통해 사물을 보고 글을 읽고, 세상을 인지한다.
공간디자이너인 저자가 빛에 대해 과학적, 인문학적, 미학적, 사회학적으로 빛을 통찰한 책이다. 빛의 본질부터 빛과 사람, 공간, 사회로 범위를 넓혀가며 빛을 다각도로 다룬다.
저자는 "빛의 존재와 그 속에 사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될 때, 우리의 공간과 삶 그리고 사회가 어떻게 더 풍요로워질 수 있는지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말한다.
을유문화사. 308쪽. 1만6천원.
책 이미지 |
▲ 남성성의 각본들 = 허윤 지음.
한국문학을 비롯해 다양한 문화 텍스트를 젠더적 관점에서 연구해온 저자는 남성 지식인들의 손에서 탄생해 남성 독자들에게 소비된 '남성 주인공'들은 대부분 이승만에서 박정희로 이어지는 폭력적인 독재체제에서 강조한 영웅이나 용사, 전사로서의 남성성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어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주요 문학과 영화, 연극 등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남성성이 체현된 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며 대중문화에서 대두됐던 남성중심주의를 비판한다.
오월의봄. 368쪽. 2만5천원.
책 이미지 |
buff27@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