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대란' 진정세에도
끼워팔기, 선별 판매 사례 잇따라
주유소마다 다른 가격에 "억울하다" 불만도
정부 합동 단속에 매점매석 업체 등 속속 적발
전국적으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차량이 경유를 넣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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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1.화물차 기사 진모씨(42)는 최근 요소수 구매를 위해 발품을 팔던 중 황당한 일을 겪었다. 동료 기사에게 수소문해 요소수가 있다는 주유소를 찾아갔지만 재고가 있음에도 ‘이미 구매자가 있다’는 답만 들어야 했다. 알고 보니 평소 친분이 있는 이들만 선별해 판매하면서 따로 빼놓은 물건이었다. 진씨는 "단골차만 골라 판매하는 곳이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지만 실제로 그런 줄은 몰랐다"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경찰에도 문의를 해봤으나 경찰이 조치할 사항이 아니란 말만 들었다"고 말했다.
#2.트럭 기사 고모씨(31)는 ‘끼워팔기’ 수법에 당했다. 요소수를 구매하려고 이른 시간부터 대기하던 중 일정량의 경유를 넣어야만 요소수를 판다는 안내를 받았다. 불과 하루 전 주유를 해 아직 보충할 때가 안됐지만 요소수 구하기가 워낙 어려운 상황이라 울며 겨자 먹기로 이를 수락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된 셈이다.
전국 거점 주유소를 중심으로 요소수 공급이 이뤄지고 있으나 곳곳에서 구입난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고객만 선별해 요소수를 팔거나 주유를 하는 고객에게만 판매하는 이른바 ‘끼워팔기’도 횡행하는 데다가 주유소마다 가격 차이가 커 요소수 구매를 원하는 이들의 한숨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중국이 디젤차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수를 만드는 원료인 요소 수출을 제한하며 요소수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9일 서울 서대문구 한 주유소에서 요소수를 판매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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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판매처에서 이런 경우를 겪었다는 증언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화물차 관련 단체 대화방이나 커뮤니티 등엔 ‘주유 고객에게만 요소수를 팔아 어쩔 수 없이 기름을 넣었다’는 등의 원성이 잇따르고 있다. 요소수가 입고된 주유소마다 판매 가격이 다른 경우도 많아 ‘비싸게 주고 넣은 것 같다’는 불만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지난 8일부터 시행된 요소수 및 그 원료인 요소 등의 매점매석 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에 따라 이처럼 요소수 매점매석 및 폭리 목적으로 판매를 기피하는 행위 등을 할 경우 처벌 받을 수 있다. 정당한 이유 없이 보관만 하는 행위 역시 처벌 대상이다.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매점매석 및 긴급수급조정조치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끼워팔기 행위의 경우 고시에서 정한 금지 사항에 직접 해당하진 않지만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 공정거래법은 주 상품을 팔면서 다른 상품을 구매하도록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정부는 요소수 불법 유통을 점검하는 정부 합동단속반을 운영 중이다. 단속 이후 전국 각지에서 폭리 목적으로 요소수를 보관하거나 불법 유통하려던 업체 등이 속속 적발되고 있다. 경찰은 15일 기준 환경부가 고발한 매점매석 관련 4건을 포함해 총 147건을 수사 중이다. 유형별로는 물가안정법 위반(매점매석)이 10건, 대기환경보전법(제조 기준) 위반 1건, 온오프라인 판매 사기가 136건이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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