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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탈레반, 미국에 “동결시킨 자산 풀어달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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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아미르 칸 무타키 아프가니스탄 외무장관 권한대행이 1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싱크탱크 ‘전략 연구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행사에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이슬라마바드 |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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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이 동결된 자국 자산을 풀어달라고 미국에 요구했다. 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이 재집권한 이후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등 인도주의적 위기에 시름하고 있다.

아미르 칸 무타키 탈레반 외무장관 대행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 서한을 보내 “미 정부가 동결한 아프간 중앙은행 자산을 공개하고 동결 자산을 풀어달라”고 요구했다고 톨로뉴스가 보도했다.

무타키 외무장관 대행은 “(지난해) 도하 협정에 서명한 후 이슬람 토후국(탈레반의 새 정권 명칭)과 미국은 더 이상 직접적 충돌이나 군사적 대립관계에 있지 않다”며 “(탈레반의) 새 정부 발표로 미 정부가 아프간 중앙은행 자산을 제재한 것은 도하 협정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프간 자산을 동결하는 것으로 (아프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탈레반은 올겨울 아프간인들에게 심화된 인도주의적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현재 상황이 이어진다면 이는 아프간인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들이) 다른 지역·국가로 대규모 이주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전 세계에 인도주의·경제적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 정부는 아프간의 인도주의적 위기에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 미래 (양국) 관계의 문을 새롭게 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은 지난 8월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기 시작하자 아프간으로의 달러화 수송을 중단했다. 아프간 중앙은행이 미 연방중앙은행 등에 예치한 자산도 동결했다. 아프간 정부의 해외 자산은 90억 달러(약 10조6000억원) 이상으로 이 가운데 70억 달러(약 8조3000억원)가 미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총생산(GDP)의 40%가량을 해외 원조에 의존해 온 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한 이후 해외 원조가 끊기자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세계은행(WB)의 대출과 국제사회의 원조도 끊기는 등 현재 탈레반 정부로 유입되는 외화는 대부분 막힌 상태로 알려졌다. 수십년 동안 이어진 전쟁과 가뭄 등 재해로 축적된 폐해에 더해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인구 4000만 아프간에서 2400만명이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고, 연말까지 5세 미만 영유아 320만명이 급성 영양실조로 고통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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