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 회담서 손 흔들며 인사하는 미중 정상 |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중 정상 간의 첫 화상 회담에서 대만해협의 평화를 지지해 준 것에 대해 대만 당국이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다.
17일 연합보와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어우장안(歐江安)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에게 미국의 대(對)대만 정책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직접 전달하면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지지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이 역내의 한 일원으로서 공동의 책임을 지고 대만 해협의 평화를 유지하고 대화로 이견을 풀어나가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외교부는 전날 보도자료에서 미중 양국 정상 간의 화상 회담에서 언급된 대만 문제에 대해 중국 관영매체의 해석과 미국 측이 발표한 견해와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면서 중국의 고의적인 왜곡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MAC)는 주권독립국가인 중화민국(대만)이 지금까지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의 일부분이었던 적은 없었다고 16일 밝혔다.
이어 '양안이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객관적 사실이며 현재 대만해협의 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장둔한(張淳涵) 총통부 대변인은 전날 미국의 대만에 대한 약속의 재천명,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현 상황과 대만 해협의 평화적 안정을 파괴하는 일방적인 행동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힌 점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이어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경솔하게 행동하지 않는다"는 일관적이며 분명한 입장을 재천명했다.
장 대변인은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올해 중화민국(대만) 110주년 건국기념일(쌍십절) 행사에서 밝힌 주권 확보 및 국토 수호는 불변의 견지라고 덧붙였다.
'주권 확보ㆍ국토 수호' 강조하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 |
대만에서는 이번 미중 양 정상 간의 화상 회담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가안보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양 정상 간의 회담이 미국과 중국의 상호 교류 유지와 경쟁이 충돌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집권당인 민진당의 한 관계자는 이번 회담이 실질적인 성과는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시진핑 주석이 최소한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미국이 대중국 압박에 나서지 못하도록 시간을 잠시 벌었다고 풀이했다.
자오춘산(趙春山) 담강대 대륙연구소 명예교수는 이번 회담이 상징적인 회담이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3월 미국 알래스카와 7월 중국 톈진(天津)에서의 양국이 고위급 회담처럼 공방을 벌이는 것이 아닌 분위기를 조성해 '온도 낮추기'에 그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회담에서 민감한 의제를 피하고 협력이 가능한 기후변화 등의 비교적 쉬운 문제를 주로 언급해 양국의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자오춘산 명예교수와 황쿠이보(黃奎博) 정치대 부교수는 미국이 향후 '대만 카드'를 사용하는 전략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미국이 양국의 분위기가 다소 개선되더라도 중국의 굴기(우뚝 섬)와 미국의 유일한 패권국 지위 등 구조적 모순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대만 카드'를 계속 사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리다중(李大中) 담강대 국제사무전략연구소 부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충돌을 피하기 위한 가드레일 외교를 강조한 이상 '대만 카드'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 등과는 다르게 더욱 조심스럽게 사용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게다가 미중이 이미 정상회담의 물꼬를 튼 것이라는 긍정적 의미를 내놓으면서 대만도 과거와는 달리 더욱 냉정하고 실질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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