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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진산리 요지서 고려청자·도기 굽던 가마 3기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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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편 1m 쌓인 폐기장도…"바다서 나온 유물과 비슷한 도자기 발견"

연합뉴스

해남 진산리 청자 요지 조사 지역
[민족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고려시대 대규모 가마터인 사적 '해남 진산리 청자 요지'에서 고려 청자와 도기를 굽던 가마 3기가 발견됐다.

전남 해남군과 매장문화재 조사기관인 민족문화유산연구원은 해남군 산이면 진산리 646번지 일원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고려시대 도자기를 생산한 가마 3기와 도자기를 버린 폐기장 3기, 흙을 채취한 장소인 토취장(土取場)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가마는 길이 23m인 중형 진흙 가마 1기와 이보다 작은 길이 10m 안팎의 소형 진흙 가마 1기, 4.5m 길이의 지하식 가마 1기로 조사됐다.

가마 주변 폐기장에서는 청자, 흑자, 도기 등 도자기 파편이 출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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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23m인 1호 가마
[민족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민족문화유산연구원 관계자는 "중형 가마인 1호 가마 폐기장에서는 도기와 철화청자가 주로 나왔고, 2호 가마 폐기장에서는 화형(花形) 접시와 해무리굽완 등이 발견됐다"며 "도자기 파편이 1m 넘게 쌓인 곳도 있어 진산리 요지에서 오랫동안 도자기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1호 가마와 2호 가마는 운영 시기가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며 "지하식 가마는 기존에 도기를 굽던 가마라고 알려졌는데, 진산리 요지의 지하식 가마에서는 자기를 만들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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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가마 폐기장에서 나온 청자
[민족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도자기 중에는 강진 사당리 요지에서 나오는 특수한 형태의 청자, 고려 인종 무덤으로 알려진 개성 장릉(長陵)에서 출토됐다고 하는 청자 받침대와 유사한 도기도 있었다.

또 군산 십이동파도, 완도 어두리, 태안 마도 등 옛 선박이 나온 바다에서 찾은 유물과 형태가 비슷한 청자, 흑자, 도기가 수습됐다.

조사단은 "고려시대 난파선인 마도 1호선 목간(木簡·글을 적은 나뭇조각)에서 오늘날 해남을 뜻하는 글자인 '죽산현'이 확인돼 해남이 해저에서 나온 일부 유물의 생산지로 짐작돼 왔다"며 "이번 조사로 해저 유물의 생산 장소를 파악할 단서를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해남 진산리 요지는 11∼13세기에 도자기를 생산한 곳으로, 가마 유적 100여 기가 분포한다. 진산리 요지 인근에는 고려시대 초기에 청자를 만든 해남 화원면 신덕리 요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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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가마 폐기장에서 나온 청자
[민족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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