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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한나 아렌트와 차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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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포스트휴머니즘·디자인철학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한나 아렌트와 차 한잔 = 김선욱 지음.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으로 잘 알려진 철학자 한나 아렌트를 연구해 온 김선욱 숭실대 교수가 쓴 아렌트 사상 안내서.

저자는 아렌트의 정치 개념을 개괄적으로 소개한 뒤 아렌트 정치사상에서 정점이라고 평가되는 '판단' 문제를 다룬다. 이어 아렌트가 유대인으로서 고민한 사안과 악의 평범성 개념의 의의를 살핀다.

독자가 아렌트 사상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장과 절을 쪼개 집필했다.

저자는 "아렌트를 이해하려고 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그를 정치적 사유의 깊이로 끌어들인 근본 경험들"이라며 "이러한 지식 없이는 아렌트 정치사상의 깊은 곳에 흐르는 방향성을 놓치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한다.

부록으로 아렌트가 박사학위 논문을 보완해 출간하려 했으나 간행되지 않은 글 '사랑 개념과 성 아우구스티누스'를 실었다.

한길사. 552쪽. 2만8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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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적 포스트휴머니즘 = 프란체스카 페란도 지음. 이지선 옮김.

철학계에서 중요한 화두인 '포스트휴머니즘'에 관한 여러 담론을 소개하고 '철학적 포스트휴머니즘'이라는 개념을 강조한 책. 저자는 미국 뉴욕대에서 철학을 강의하며 연구자 모임 '휴머니즘 너머'에서 활동하고 있다.

저자 설명에 따르면 포스트휴머니즘은 포스트모더니즘 내부에서 등장했다. 1960년대 후반 철학적이고 정치적인 기획으로 시작됐고, 1990년대에는 인식론적 기획으로 변해 '인간의 급진적 해체'를 주장하는 견해로 발전하기도 했다.

'철학적 포스트휴머니즘이란 무엇인가', '포스트휴먼은 어떤 인간의 포스트(post)인가', '인간은 항상 포스트휴머니즘이었는가'라는 세 가지 주요한 질문에 답한 저자는 인간주의, 인류 중심주의, 이원론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한국 체류 경험을 바탕으로 쓴 한국어판 서문에서 "고도의 기술 혁신과 과거의 무속 전통이 어우러진 향연을 기억한다"며 "이 두 가지는 포스트휴먼을 실현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잠재적 조건"이라고 밝혔다.

아카넷. 440쪽. 2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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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철학 = 글렌 파슨스 지음. 이성민 옮김.

현대에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디자인'을 전통적 학문인 철학으로 고찰했다.

캐나다 토론토 라이어슨대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저자는 디자인의 특성으로 실천적이고 실용적이며, 표면에 초점을 맞춘 행위라는 점을 꼽는다. 다만 디자이너는 물건을 만드는 건설자가 아니라 설계도를 구상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디자인 문제를 특징짓는 인식론적 어려움을 분석하고, 모더니즘이라는 틀로 디자인을 살핀다. 이어 표현, 기능 개념, 형태와 미학, 윤리 등 다양한 주제로 디자인을 논한다.

저자는 "디자이너는 산업혁명에서 출현한 합리화·전문화·분업의 체계들로부터 태어났지만, 모더니스트가 보기에 디자이너는 이 체계들 내부의 희망적 변칙이었다"고 주장한다.

도서출판b. 254쪽. 2만4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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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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